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북한에 "대화의 창을 닫지 말라"고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천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남북 합의 이행을 요구했다. 같은 날 동일한 메시지를 재차 내놓으며 현재의 긴장 상황을 풀기 위한 남북 대화와 협력을 촉구한 것.
그는 "오늘 역사적인 선언을 기념하는 기쁜 자리에서, 6.15 선언의 위대한 성과를 되짚어보고 평화의 한반도를 향해 우리가 얼마나 전진했는지 말씀드려야 하는데, 최근의 상황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북한이 일부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 전단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소통창구를 닫으면서 국민들께서 혹여 남북 간 대결국면으로 되돌아갈까 걱정하고 있다"며 "한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항상 얼음판을 걷듯이 조심스럽게 임했지만, 충분히 다하지 못했다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2017년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짙어가는 상황에서 남북의 지도자가 다시 마주앉을 수 있었던 것도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두 지도자에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신뢰"라며 "끊임없는 대화로 남북간의 신뢰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야 할 것들"이라며 "반목과 오해가 평화와 공존을 향한 우리의 노력을 가로막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노력을 나는 잘 알고 있다"며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그는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살포 등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며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에 적대행위로 명시된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문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가 경제이고, 일자리이며 우리의 생명"이라면서 "어려울수록 ‘작은 일부터,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한민족이 반드시 같이 공존공영해서 새로운 21세기에 같이 손잡고 세계 일류 국가로 웅비하자"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소회를 기억한다"며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남북이 연대하고 협력하는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됐다.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 코로나19 상황에 비춰 기념 만찬 등 일부 식순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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