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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이 인종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한 5가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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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이 인종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한 5가지 팁"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당신이 미국에 사는 백인이라면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다. 평생 의식적인 노력이 없으면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당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하얀 특권의 고치' 속에 파묻혀 살았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미국 사회의 인종주의에 대해 고발한 책인 <백인의 허약함 : 백인은 왜 인종차별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가> (White Fragility: Why It's So Hard For White People To Talk About Racism)의 저자 로빈 디안젤로는 7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백인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특권'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 5월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이후 13일째(7일)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주말 내내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열렸고, 마치 축제와 같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오는 8일과 9일에서는 플로이드의 고향인 텍사스 휴스턴에서 추도식과 가족들만 참석하는 비공개 장례식이 열린다. 8일 추도식에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플로이드 사망이 계기가 돼서 폭발한 차별과 불평등에 항의하는 요구가 어떻게 귀결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인종차별은 미국 건국 이후 계속된 고질적인 문제다. 플로이드 사망 관련 시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는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도 이미 지난 2012년 흑인 소년을 살해한 플로리다의 방범대원 짐머만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분노해 일어난 흑인 인권 운동이다.

플로이드 사건이 미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데 유용한 인터뷰 2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말인 6일 오후 워싱턴 DC 시내를 가득 채운 시위대. ⓒAP=연합뉴스

"흑인이 없으면 '좋은 동네', '좋은 학교', 이래도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닌가"

"내 말에 당신은 화를 낼 수도 있다. '내가 어떻게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나'라고. '나는 노예를 소유한 적도 없고, 친구라도 생각하는 흑인 동료도 있고,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며 내가 당신을 모욕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백인들의 인종 차별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간다. 대부분의 백인들은 다른 인종, 특히 흑인과 진정한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당신의 결혼식 사진을 보여달라. 누가 당신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가.

또 우리는 흑인들의 부재를 공간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좋은 동네, 좋은 학교는 무엇인가? 우리는 좋은 학교 여부를 흑인이 없다는 것으로 측정한다."

디안젤로는 일상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이런 인종차별 기제를 언급하면서 "백인으로 당신은 인종화된 계층 구조 속에서 태어났고, 이 구조는 당신이 숨을 쉬기 전부터 당신의 삶에서 작동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디안젤로는 결국 백인들이 이런 '특권화된 구조'를 깨닫고 깨부수려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는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은 사라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인들은 매우 고립된 경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인종적 세계관에서 도전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백인은 인종차별에 대한 지식을 유색인에 의지해 왔다. 이렇게 유색인들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고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이다."

그는 인종차별의 해소를 유색인종에게 떠넘기는 방식의 백인들의 무책임한 태도에서 벗어나 영구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백인들이 할 수 있는 과제 5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둘째, 백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셋째, 나는 왜 인종차별에 대해 잘 모르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고 목록을 만들어본다. 그러면 내가 해야할 일을 찾아낼 수 있다.

넷째, 에디 무어 박사의 "인종 평등적 습관 형성을 위한 21일간의 도전" 프로그램을 듣는다.

다섯째, 유색인종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쓴 글을 읽고 그들이 만든 동영상을 보자.

디안젤로는 플로이드 사건이 영구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한 '티핑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와 달리 항의시위가 2주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을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했다.

웨스트 교수 "오바마 재임 당시 BLM 운동이 일어났다"

흑인 사회운동가인 코넬 웨스트 하버드대 교수도 지난 4일 FRANCE24와 인터뷰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에 대해 "다양한 인종, 연령, 종교, 성정체성의 사람들이 나왔으며 이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라면서 "평화적인 시위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도덕적, 정신적 투쟁이기도 하며, 지역에서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일회적인 시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웨스트 교수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대해 비판하고 나선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부시 정부는 군사주의에 얽매여 정부가 1달러를 지출하면 그 중 53센트가 군대와 연관된 비용이었다. 오바마 정부는 월스트리트의 탐욕과 군사주의에 끌려다녔고, 결국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흑인 국토안보부 장관, 흑인 법무부 장관 아래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웨스트 교수는 앞서 지난 5월 30일 CNN과 인터뷰에서도 "흑인사회에서 사회 지도층이 배출되도록 인재 양성에 엄청 애썼는데, 흑인 정치인, 흑인 교수들, 흑인 중산층도 결국은 자본주의 경제구조에 순응했다. 군사주의에 매몰됐다. 시장가치에 끌려다니는 문화에 길들여졌다"고 비판했다.

웨스트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성격을 '네오 파시스트'로 규정했다. 그는 지난 1일 트럼프가 워싱턴DC의 성요한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기념 사진을 촬영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이유로 종교를 강탈했다"고 비판했다.

웨스트 교수는 앞선 인터뷰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여러분은 미국이 하나의 사회로서 실패한 모습을 보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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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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