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제주 화물 노동자 "목숨 걸고 운전하고 싶지 않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제주 화물 노동자 "목숨 걸고 운전하고 싶지 않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BCT 분회 파업 50일째, 사측에 성실 교섭 촉구

적정 운임 보장을 요구하며 50일째 파업 중인 제주도 시멘트 화물차 노동자들이 사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이들은 작년 기준 월 130여만 원이던 소득이 올해 들어 더 줄었다고 주장하며 12% 운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BCT분회는 1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 노동자는 과적하지 않아도, 목숨을 걸고 운전하지 않아도 생계가 보장되는 운임을 원한다"며 "시멘트 회사들은 장기화되는 파업 사태를 엄중한 자세로 바라보고 성실히 교섭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제주도 시멘트 화물차 노동자들이 작년 주 5일 하루 11시간 일하고 받는 월 수입은 130만 원 가량이었다. 이마저도 25톤 차량에 36톤의 시멘트를 싣고 달리는 등 과적을 해서 받는 돈이었다.

올해부터 화물차 노동자의 최저임금으로 불리는 '안전운임'이 도입됐다. 화물차 노동자의 낮은 소득이 과속, 과적 등을 유발한다는 문제의식에서 국가 차원의 최저 운임을 정한 것이다. 현재 컨테이너 운송과 시멘트 운송 두 개 품목에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아래서 단거리 운송 운임이 낮게 책정되어 제주 화물차 노동자의 운임은 인상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화물차 노동자가 받는 시멘트 운송 업무의 절반 가량이 10km 이하 단거리 운송이다.

실제로, 2019년 제주 화물차 노동자가 시멘트 1톤을 싣고 1km를 나를 때 받는 운임은 3200원이었다. 2020년 시멘트 1톤을 싣고 1km를 나를 때 책정된 안전운임은 1383원이다. 운송거리를 10km로 늘려도 시멘트 1톤 기준 안전운임은 2299원에 불과하다. 제주 화물차 노동자가 2019년에 받던 1km 운임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멘트 회사들이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운임은 올리지 않고, 제도 설계 상 운임에 할증이 붙는 과적과 야간 노동만 줄였다는 것이 화물연대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월 130여만 원이던 제주 화물차 노동자의 소득은 더 줄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시행에 따라 과적과 야간 노동이 준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안전운임제의 제도 취지에 역행하는 소득 감소를 막으려면 운임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는 "시멘트 회사들은 화물차 노동자에게 적정 소득을 보장해 위험 운전을 줄인다는 안전운임제의 제도 취지에 맞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며 "오는 2일로 예정된 2차 교섭에서는 1차 교섭과 달리 사측이 진전된 안을 내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