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가전제품 렌탈 서비스인 'LG케어솔루션' 방문점검 매니저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이들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LG전자 가전제품을 렌탈한 고객을 방문해 제품 청소, 부품 교체 등 유지 관리 업무를 주로 하는 특수고용노동자다.
금속노조는 "5월 27일 사측인 하이엠솔루텍에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 설립을 통보했다"며 "전국 LG전자 사무소 앞에서 가입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 제품의 렌탈 업무를 하는 LG전자의 자회사다.
황수진 금속노조 서울지부 미조직사업부장은 "사업장이 전국에 퍼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밴드 등을 통한 온라인 가입도 받고 있다"며 "LG케어솔루션 매니저 모임 밴드에 1300여 명이 가입해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LG케어솔루션 매니저 4000여 명은 하이엠솔루텍과 1년 단위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노동자다. 회사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일하지만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라는 뜻이다.
매니저의 급여는 기본급 없이 100% 건당 수수료로 지급된다. 수수료는 업무 실적, 영업 실적, 회의 참석률 등에 기초해 부여된 등급에 따라 S~D까지 5단계로 구분되어 책정된다. 규정상 자가 소유 차를 이용해 일하지만 유류비 지원은 없다. 식대 등 기타 수당도 없다.
코로나19 이후 대구 지역을 시작으로 사측이 방문점검 중단 조치를 취하면서는 소득이 0이 된 매니저도 있었다. 금속노조는 "방문점검을 보내도 회사가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수고용노동자이다보니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방문 고객의 일정에 맞추다 보면, 평일 저녁이나 주말 근무가 잦지만 연장노동이나 휴일노동에 대한 0.5배 가산수당은 지급되지 않는다. 일하다 다쳐도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퇴직금도 없다.
영업 실적에 대한 압박도 상당하다. 다수 매니저가 가족, 친척, 지인에게 렌탈 영업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소장이 매니저를 집에 못 가게 사무소에 가둬놓고 영업 압박을 하는 '갑질'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정원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장은 "지금까지는 비인간적이고 불합리한 회사의 요구를 묵묵히 견뎌왔지만 앞으로는 노동조합이 매니저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사측에 당당히 요구하겠다"며 매니저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으로 힘을 실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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