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부산시가 공공조직 내 성차별적 인식과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안을 마련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1일 오후 2시 시청에서 열린 기자브리핑에서 "최근 불거진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을 한 개인의 잘못을 단죄하는 것을 넘어 조직 내 성차별적 관행을 없애고 성인지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성폭력 근절과 성평등 가치의 실현은 너무나 당연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단편적인 사건과 이슈에만 매몰돼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며 "부산시의 명예와 부산시민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구성원 개개인의 생각과 관점이 바뀌고 문화와 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부산시는 부산시의회, 전문가, 공무원 노조 대표 등이 참여하는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다양한 의견을 숙의한 끝에 공공조직의 성인지력 향상 특별대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대책 내용은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응체계 확립, 체계적인 성희롱·성폭력 예방시스템, 정책 추진 전 과정에 성평등 가치실현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성범죄와 2차 가해행위에 강력대처 방안을 수립했다.
먼저 부산시는 시장 직속 감사위원회 내 전담기구인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을 신설한다. 추진단은 성희롱‧성폭력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피해자 중심의 대응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정비한다.
징계기준도 성희롱의 경우 최소 감봉 이상, 성폭력의 경우 최소 강등 이상으로 현 법적 최고 수준으로 강화한다. 사건 처리 이후에는 피해자의 업무 적응을 모니터링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퇴직 시까지 물리적 공간은 물론 연관부서에 근무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후관리시스템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전 직원 성인지 감수성 확립을 위한 교육이 대폭 강화된다. 직급 구분 없이 연 2시간 의무교육에서 벗어나 기관장·관리자 대상 교육을 신설하고 전 직원 대상으로 한 특별교육도 두 배로 확대 시행해 신규 임용자부터 관리자까지 단계별로 성인지 교육을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하 공공기관 내 성 비위사건 예방과 성인지력 향상을 위해서는 기관장 임원 임용과정에서 성희롱‧성폭력 예방 계획 등 성인지 감수성 요건을 추가 심사한다. 경영평가 시에도 성희롱‧성폭력 방지조치 평가를 강화해 실행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부산시 5급 이상 여성관리직 비율은 26.9%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부산시는 이 비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한편 공기업 임원과 관리직에도 여성 참여 목표제를 통해 여성관리직 비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