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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은 '게임체인저'인가, 또다른 '머니게임'일 뿐인가?

美백신TF 팀장이 모더나 주식 보유...트럼프 대선용 기획 백신?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의 임상1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이날 모더나의 발표에 따르면, 'mRNA-1273'이 18~55세 성인 남녀 45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임상시험에서 8명에게서 중화항체가 형성됐다.

모더나의 1차 임상시험은 45명의 참가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25㎍(마이크로그램)과 100㎍, 250㎍ 등 서로 다른 양의 백신 후보물질을 약 1개월 간격으로 2차례(250㎍은 1차례) 투여해 그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250μg을 투여한 실험군 가운데 3명에게선 일시적으로 발열과 근육통·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긴 했으나, 다른 실험군엔 부작용이 없었고 3개 실험군 모두에서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 항체는 기본적으로 항원과 결합해 항원을 면역계에 알리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그중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작용까지 하는 항체를 중화항체라고 한다.

이번 1차 임상에서 특히 25㎍과 100㎍을 투여한 실험군 중 최소 8명에게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도 확인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더나는 이들 실험군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중화항체는 코로나19 완치자에게 발견되는 '자연 중화항체'보다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력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모더나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2차 임상시험(600명 대상)과 올 7월로 예상되는 수천 명 규모의 3차 임상시험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엔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겨울 코로나19 유행 추이에 따라 모더나의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곳은 모더나와 이노비오·화이자 등 미 제약업체 3개사, 영국 옥스퍼드대, 그리고 중국의 시노백(베이징커싱·北京科興)·캔시노·베이징 생명공학연구소·우한(武漢) 생물유래물질연구소 등 모두 8곳이며, 1차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은 곳은 모더나가 처음이다.

모더나의 발표가 전해진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 3.8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3.15%, 나스닥 지수 2.44%라는 급등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모더나의 주가도 장중 30.4%까지 급등했다. 모더나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를 단숨에 호전시킬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00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만 32만 명에 이르고, 수많은 나라들의 경제를 마비시키는 지속적인 악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백신이 거의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돼 사경을 헤맸던 경험으로 누구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기대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모더나의 발표 직전 "백신 개발 노력이 열매를 맺지 못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처럼 일부 '현실주의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백신 개발 소재로 머니게임을 하는 투기자본들이 시장을 흔들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모더나의 주가는 장 후반에 상승폭이 줄어 19.96% 오른 80.0달러에 마감한 뒤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70달러대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모더나의 백신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인정받아 상용화되기까지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검증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1차 임상 지원자들은 18~55세의 건강한 사람들이다. 나이가 더 많거나 기저질환 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m(messenger)RNA라는 유전물질를 이용한 백신 개발은 신기술로 개발 속도는 기록적으로 빠르다고는 하지만, 아직 상용화된 백신을 만들어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효한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전세계에 백신을 거의 동시에 보급하려면 한 개 업체가 독점권을 갖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백신들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백신을 서둘러 개발하고 긴급승인을 해서 투입하다가 실제로 백신의 지속력이나 효과가 기대 이하거나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임상 단계에서 백신을 맞은 피험자들이 추후에 알 수 없는 부작용을 겪지 않도록 백신을 맞은 후 3~4년간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이 중화항체를 형성한다고 해도 1차 임상 때처럼 45명 중 8명 식으로 일부에게서만 형성되거나, 중화항체가 형성된다고 해도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중화항체가 형성된 사람들도 이 항체가 얼마나 오래 견디는 지 아직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화항체가 형성되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감염이 안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회의적인 전문가들은 1983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발견된 지 37년이 지나는 동안 무수한 백신개발 노력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돌연변이가 심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존슨 총리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지만 갈 길이 아주 멀다"면서 "솔직히 말해 백신이 열매를 맺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재선의 최대 호재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활용하기 위해 위험한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15일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으로 명명한 백신 TF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 TF를 이끌 수석 과학자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바로 모더나의 주요 투자자이자 모더나 이사회 멤버로 15만5438주의 스톡옵션까지 가진 인물이다. TF 팀장에 임명된 후 이사회 멤버에서 사퇴했지만, 스톡옵션 보유는 이해 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버티던 그는 18일 모더나의 주가가 폭등 한 뒤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종가 기준으로 그의 스톡옵션 평가액은 1243만 달러(약 152억 원)다. 또한 모더나는 지난달 미국 보건복지부로부터 백신 개발 자금으로 4억38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모더나의 백신이 미국 대선 전에 3차 임상까지 통과됐다는 소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톡톡히 이득을 보고, 전세계가 실제로는 백신 효과를 누리는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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