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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 문형욱, 돈 목적 아닌 재미 목적...더 큰 한탕 노렸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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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 문형욱, 돈 목적 아닌 재미 목적...더 큰 한탕 노렸을 것"

표창원 의원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점검하는 과정이었을 것" 분석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을 처음 만든 대화명 '갓갓' 문형욱이 5년 전부터 유사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피해자는 5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문 씨는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이를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 유포하는 일명 'n번방' 수법을 처음으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1월끼지 텔레그램상에서 1번부터 8번까지 이름을 붙인 속칭 'n번방'을 개설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문 씨에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9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또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문 씨의 공범 4명 중 3명을 구속하고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160명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사칭·해킹프로그램 등으로 접근해 개인정보 빼내 협박

문 씨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일탈계'를 운영하며 자기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린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했다. 이어 경찰을 사칭하는 등의 수법으로 접근하거나 해킹프로그램이 숨겨진 메시지를 보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확보한 뒤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유포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36명이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는 10명으로 모두 아동·청소년이다.

문 씨는 공범을 모집해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 씨는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자백했다.

해당 사건은 성폭행 가해자인 이모 씨가 A 학생을 대구에서 만나 성폭행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이 영상이 문 씨에게 전달돼 'n번방'을 통해 유포된 사건이다. 경찰은 그동안 이 성폭행 사건이 문 씨의 지시에 따라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수사했지만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추가범죄 실토...왜?

눈길을 끄는 점은 문 씨가 스스로 추가 범죄사실을 실토했다는 점이다.

그는 경찰에서 "2015년 7월부터 유사 범행을 시작했고 피해자 수는 50여명"이라고 진술했다. 또 텔레그램 이전에는 웹하드와 트위터상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범행 동기도 금전적 이익보다 자신의 성적 취향 충족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텔레그램 대화방 '입장료'로 받은 문화상품권도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게 잡힐까 봐 쓰지 않았다"며 90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대화방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적 취향 충족을 위해 재미로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먼저 구속된 '박사방' 조주빈의 범행동기와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조 씨는 유료회원 입장료로 받은 가상화폐를 환전하는 방법으로 억대의 수익을 챙겼다.

경찰은 "문형욱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재미로 범행을 했다"며 "수사는 계속하겠지만 현재까지 문형욱과 조주빈은 연관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문 씨가 2017년부터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형욱 18일 검찰 송치 때 얼굴 공개

경찰은 문 씨에게 음란물 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외에도 아동복지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강요와 협박 혐의 등을 적용해 오는 1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해 3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한 뒤 국제공조 등을 통해 피의자를 추적한 끝에 지난 9일 문 씨를 '갓갓'으로 특정하고 긴급체포했다.

문 씨는 지난 9일 소환 조사에서 "성착취물을 내려 받은 적은 있지만 나는 '갓갓'이 아니다"고 부인하다 경찰이 수집·분석한 증거를 내밀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가 구속됨에 따라 성착취물을 구매·소지한 '관전자'들에 대한 수사도 강화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범죄 수익 등을 철저히 밝힐 방침이다"며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의해 성착취물을 삭제, 차단하고 상담을 주선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경북경찰청은 문형욱을 비롯해 그동안 디지털 성 착취 사건 제작자와 유포자, 소지자 등 모두 165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

표창원 의원, "더 큰 한탕 노린 계산적 행동일수도"

경찰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형욱은 장기적인 이익을 노리고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표 의원은 "범죄의 두 가지 목적인 돈·욕구 충족보다 검거 회피에 더 노력했다"며 "앞으로 더 큰 한탕을 노린 계산적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피해자 통제에 따른 쾌락'이 범죄의 주된 동기로 보인다는 경찰의 분석에 대해 "성적인 일탈·성적인 도착이 주 동기라고 본다면 이건 조절·절제하기가 어려운 범행이 된다"면서 "문형욱이 검거를 피하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행동한 측면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급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보니 수익 창출을 위한 부분을 장기적으로 고려한 것 같다"며 "미래의 직업 내지는 수익 사업으로 이게 얼마나 안전한가와 그리고 수익성이 높은가, 이런 부분들을 점검해 보는 과정들이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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