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정의연 회계 불투명성이 진정성 흔들 수도"

윤미향 논란에 '친일 프레임' 경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칫 회계의 불투명성이 운동의 진정성을 흔들 수 있다"며 "빨리 털어내고 정리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윤 당선자 의혹에 '친일 대 반일'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은 것과 다른 접근이다.

박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은 회계의 불투명성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 일과 관련해 정의연 측이 '왜 도대체 우리한테 이런 식으로 하냐'며 억울해 할 게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자는 전날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평화·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맞서겠다"고 '친일 프레임'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김두관 의원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청산되지 않은 친일 세력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며 "일본에 사죄,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에 대한 기를 죽이기 위한 길들이기"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당선자도 SNS를 통해 "일부 언론과 친일 세력의 부끄러운 역사 감추기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일부 언론과 통합당은 침소봉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윤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의 시발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에서 민주당 일각의 친일 프레임이 과도한 반응이라는 지적이 있다. 회계 오류에 대해 정의연 측도 실무 역량 미비로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언론이 던지는 문제제기들만을 따라가지 말고 우리 당이 자체적으로 진중하게 접근해서 상황 파악을 하자고 지시를 내렸다"며 사실관계 확인에 기초한 '차분한 대응'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양의 탈을 쓴 늑대', '계획된 범죄'라며 과도한 공격을 퍼붓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도 "그렇게 얘기하니 정의연 측이 친일 프레임이나 진보 보수 프레임으로 벙어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세청은 국세청대로 좀 더 자세한 지출내역을 제출하라고 했고, 행정안전부도 자체적으로 파악을 하고 있다"며 "윤 당선인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정의연의 회계 오류에 대해 7월까지 재공시할 것을 요청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정의연의 회계 문제가 의도적 탈세나 불법이 아닌 단순 오류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