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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따라] 대한민국 명승 2호 거제 해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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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따라] 대한민국 명승 2호 거제 해금강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

대한민국 명승 2호 거제해금강.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에 위치한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경관으로 꼽히는 거제의 명소이다.

안 가보면 평생 후회할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은 원래는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고 붙여진 갈도(葛島)였다.

▲해금강호텔 정원에서 바라본 해금강. ⓒ프레시안(서용찬)

그러나 섬의 아름다운 비경이 흡사 금강산을 바다에 옮겨놓은 것 같아 해금강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1971년 3월 23일 갈곶(乫串)과 갈도(葛島) 일대 20만4000제곱미터를 명승(名勝) 제2호 거제 해금강으로 지정했다.

1995년 1월 14일 거제시조례 제112호로 갈곶(乫串)을 해금강(海金剛)으로 개칭했다.

해금강은 거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천혜의 관광명소다. 지금도 해상관광에서 해금강과 해상정원 외도보타니아를 빼놓을 수 없다.

사진작가들이 추천하는 대한민국의 일출명소가 된 사자바위와 십자동굴은 유람선 관광의 백미이다.

▲해금강 마을. ⓒ프레시안(서용찬)

섬을 구성한 기암절벽은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돛대바위 등으로 불리며 저마다 다양한 모양을 갖추고 그 자태와 위용을 뽐내고 있다.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해금강에는 굴거리나무, 해송, 굴참나무, 떡갈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돈나무, 기린초, 풍란, 춘란 등 7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찾았다는 전설은 해금강 여행의 덤이다. 갈곶이 우제봉 절벽에 새겨졌다는 ‘서불과차(徐不過此)’라는 글씨의 흔적은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2020년 4월 해금강은 그대로 바다를 지키고 있지만 거제관광의 중심은 변하고 있다.

▲해금강 유람선 매표소. ⓒ프레시안(서용찬)

해금강마을 동쪽 유람선 선착장이 서쪽으로 이전하고 남부면 저구와 거제 도장포, 구조라, 장승포 등으로 유람선사들이 분산되면서 해금강 마을의 영화는 흘러간 옛노래가 됐다.

<프레시안>이 찾아간 해금강은 더 이상 거제의 핫 플레이스가 아니었다.

1974년 세워진 해금강호텔은 역대 대통령들이 숙박했던 명소였고 신혼부부가 잠을 자면 제왕을 낳는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인기를 누렸지만 문을 닫은지 3년이 넘도록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른 숙박업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매에 넘어가거나 상당수 문을 닫았다. 손님으로 넘쳤을 횟집들도 서너집을 제외하고는 휴업하거나 폐업했다.

이탈리아 산토리노를 연상케하는 유람선 매표소 건물도 출입문이 굳게 잠겼다. 해금강을 바라보면서 차라도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로 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해금강마을. ⓒ프레시안(서용찬)

골목은 을씨년스럽고 골목을 채우던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어진지 오래다. 민박으로 호황을 누리던 마을주민들도 떠나버리고 빈집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해금강마을 식당이나 숙박업소와 영업 실태등을 거제시에 문의했지만 "모른다. 자세히는 마을 이장에게 문의해보라"는 대답밖에 듣지 못했다.

최근 관광 트렌드가 스토리텔링, 생태탐방, 체험활동 위주로 변하고 있어 마을차원에서 관광개발 사업 및 인프라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유람선이 뜨지 않는 동편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옛 추억을 찾는 관광객과 낚시꾼들이 전부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업네…” 야은 길재의 시구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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