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뒤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는 진단검사의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완치자의 세포 속에 남아있다가, 검사 과정에서 증폭되며 발견됐다는 것이다.
오명돈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29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양성 사례는 대부분 죽은 바이러스의 RNA(리보핵산·유전물질의 일종)가 검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완치자 중 263명이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재양성 사례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환자 몸속에 남아있다가 '재활성화'되는 것과 같은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는 '재감염' 등이 꼽혀왔지만, 중앙임상위는 '검사 오류'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오 위원장은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증폭해 검출하는 'PCR' 검사를 이용하는데, 재양성 사례는 PCR 검사에 내재한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CR 검사로는 바이러스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를 구분할 수 없는 데다, 상피세포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양이 적으면 검사 결과의 신뢰도가 낮아진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우리 호흡기 상피세포는 수명이 길어서 하프라이프(반감기)가 3개월까지도 가능하다"면서 "이런 세포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 RNA는 세포가 탈락한 뒤 1~2개월 뒤에도 PCR 검사에서 검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재양성이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나 재감염때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에 남았다가 다시 재활성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새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모두 숙주 세포질에서만 일어나고 세포핵 안으로 침입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만성감염, 재발감염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B형 간염 바이러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등은 세포핵에 들어가 숙주의 핵산에 통합된다"면서 "이런 바이러스들은 잠들어 있다가 깨어나 만성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와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동물 실험 결과를 보면, 첫 바이러스 감염 뒤 생체 내 면역력이 1년 이상 유지된다"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에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몸속에 생성되기 때문에, 같은 바이러스에 다시 걸릴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재양성 진단 후에도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난 사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증상과 일반 감기 증상과는 구분이 안 된다"면서 "코로나19 검사와 함께 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를 같이 해보면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도 많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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