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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규 전 강원랜드 이사 “태백시는 배은망덕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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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규 전 강원랜드 이사 “태백시는 배은망덕 하지마라”

“(오투리조트)파산 막아줬는데 변제공탁은 뒷통수 치는 것”

김호규(62) 전 강원랜드 사외이사는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오투리조트와 태백시를)살려달라고 사정해놓고 이제 와서 법원의 조정결정을 외면하려는 태백시의 발상은 배은망덕”이라며 “피가 끓는다”고 토로했다.

김호규 전 강원랜드 사외이사가 피를 토하고 있다. 그는 태백시의회 3선 의원(부의장)을 거쳐 강원랜드 사외이사(2010~2013년)를 지냈다. 또 그는 2017~2018년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27일 김호규 전 강원랜드 사외이사가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최근 법원의 오투리조트 기부금 사건에 대한 조정결정과 태백시의 대응방향에 대해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프레시안(홍춘봉)

그는 강원랜드 사외이사 시절인 2012년 7월 강원랜드 이사회에서 태백 오투리조트 150억 원 기부금 사건으로 강원랜드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당했다. 그는 배임사건으로 감사원 조사(2회)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는 재판에도 12차례 참석해야 했다.

지난 27일 오후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법원의 조정결정(태백시 90%, 전 이사 10%)과 태백시의 변제공탁 입장에 대해 소감을 들어봤다.

-최근 법원의 조정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나.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같은 배를 탄 7명의 강원랜드 전 이사들도 법원의 판단을 따르기로 했다. 지난 2014년 3월 감사원의 배임결정과 강원랜드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후 6년 이상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생활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당하며 살아왔다. 홀가분하게 150억 원 기부금 사건이 종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태백시는 변제공탁과 소송을 통한 해결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말도 안 된다. 공탁을 하려면 30억 원 배상 판결이 나왔을 때 했어야 마땅하다. 법원에서 배상판결이 나온 뒤 우리는 공탁을 태백시에 요구했다. 우리의 요구를 묵살한 태백시가 하루 이자가 248만 원씩 늘어나 이자만 32억 8000만 원이 넘은 시점에서 (공탁)하는 것은 우리 이사들을 두 번 죽이는 발상이다. 변제공탁 발상을 접고 법원의 조정 결정을 수용하기를 기대한다.”

-변제공탁은 태백시 담당공무원들의 피해 대응차원으로 알려졌다.

“웃기는 소리다. 태백시가 4400억 원 이상 투자한 오투리조트가 파산하면 태백시는 전국 최초로 재정위기 단체로 몰락할 위기에 처하자 당시 김연식 태백시장과 이문근 시의장이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떠안겠으니 제발 강원랜드 기부금을 받도록 도와 달라, 살려 달라고 수십 차례 찾아와 매달렸다. 그랬던 태백시가 이제 와서 법원의 조정결정을 외면하고 변제공탁을 해 놓고 소송결과에 따르겠다는 것은 배은망덕에 다름 아니다. 태백시가 만약 변제공탁을 진행한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고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 그것도 강력하게.”

-태백시도 오죽하면 변제공탁 카드를 검토하겠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2012년 오투리조트는 6개월의 직원 급여 체불을 비롯해 가스료 1년, 전기요금 6개월 등 각종 공과금 체납으로 문을 닫고 파산 직전이었다. 오죽 다급했으면 태백시장과 시의회의장이 확약서를 들고 와 살려달라고 했겠는가. 고향 태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료 이사들을 설득했다.

산업부 석탄과장이 안건을 상정하면 고발하겠다는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나를 고발해라. 누가 죽고 누가 이기는지 싸워보자’고 강원랜드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했다. 당시 150억 원 기부금이 지원되지 않았으면 태백시는 은행부채 1460억 원과 오투리조트 부채 3400억 원을 떠안고 몰락했을 것이다. 결국 강원랜드 기부금으로 오투리조트는 법정관리를 거쳐 회생의 길을 찾았고 태백시는 460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피를 토하는 심정이다.”

-150억 원 배임사건으로 무척 힘 들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감사원 배임판단 이후 감사원과 검찰(서울중앙지검)의 강도 높은 조사를 7시간 넘게 받았다. 태백에서 새벽에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조사가 끝나면 이튿날 새벽에 도착해야 했다. 150억 원 기부금사건의 배임혐의를 함께 하게 된 동료 이사들과 서울과 지역에서 100차례 가까이 만났고 소송문제로 법률사무소를 찾아간 횟수만 40회가 넘는다. 서울중앙지법과 고등법원의 재판에도 12번이나 피고 신분으로 참석했다.

이 문제로 서울출장 횟수가 70회가 넘었다. 지금까지 태백시나 의회에서 누구도 차비 한 푼 보태준 일이 없고 고생한다고 된장찌개 한 번 사준 공무원, 시장도 없다. 서울에서 새벽에 검찰조사와 재판을 받고 태백으로 이동하면서 내가 왜 태백시를 도와주고 이런 고통을 받는지 후회가 막급했다. 태백시가 망한다는 호소에 헌신적으로 도와줬는데 왜 이런 고통과 피해를 입는지 내 자신이 미웠다. 내가 이러려고 태백시를 도와줬는지 피가 솟구쳤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태백시가 다시 어떤 어려움에 처해도 도와줄 사람이 전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백시를 도와준 한 이사는 평생 공무원을 하고 퇴직한 뒤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날릴까 매일 술로 지새고 있다. 건강했던 몸이 뼈만 남은 몰골이 되었다. 태백시민들의 성금으로 강원랜드 전 이사들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차치하더라도 (배임사건으로)경제적 피해를 당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태백 오투리조트. 지난 2008년 12월 개장한 오투리조트는 부영주택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지만 강원랜드 전 이사들에게는 강원랜드 150억 원 기부금 사건으로 피멍이 들고 있는 비운의 리조트로 기억되고 있다. ⓒ프레시안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태백시의 대응방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약 태백시가 법원의 조정결정을 무시하고 변제공탁과 재판을 진행한다면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법원의 조정결정을 따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목숨을 걸고 태백시와 투쟁도 불사할 것이다. 7명의 강원랜드 전 이사들은 150억 원 기부금을 태백시가 받도록 헌신했지 누구도 단 한 푼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태백시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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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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