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1일 미래통합당을 향해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통과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여야 모두 총선 과정에서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을 약속했으나, 선거가 끝난 뒤 통합당에서 전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야당은 긴금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는 총선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오늘은 여야 원내대표가 꼭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황교안 대표, 김종인 위원장의 말씀이 아직도 우리 국민 귀에는 생생하게 남아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린다"면서 "여야가 한 마음으로 국민적 합의를 분명히 확인한다면 정부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던 대목을 환기시킨 것으로, 여야 합의로 지급 대상과 추경 규모를 확대하면 정부도 원안인 '7조6000억 원, 소득 하위 70% 지급' 방침을 고수할 수 없을 것이란 의미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통합당이 재난지원금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말 뒤집기를 하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늦어도 4월 중에는 추경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합당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가 약속한 재난지원금이 신속히 처리돼 현장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여당은 예산이 부족하면 국채라도 발행해서 나머지 소득 상위 30%에 대해서도 주자는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소비력이 충분한 소득 상위 30%의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해서 나라 빚까지 내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은 국채 발행이 아닌 예산 항목 조정을 통해 조달돼야 하며 소득 상위 가구에까지 지급 범위를 넓히는 방안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예산 항목 조정을 통해서 7조6000억 원을 마련하고 지자체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예산을 합쳐서 소득 하위 70%의 가구에 필요한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것에 대해서 저희도 충분히 수긍하고 있다"고 정부 원안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정부 측에서 저희들 의견과 거의 일치하는 예산안이 마련되어서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여당은 정부 측 설득도 하지 못하면서 저렇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부 사이의 이견, 여야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한 국회의 추경안 심사가 진통을 겪으면서 20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의 다른 현안들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 최소한 선거 때 했던 세 가지 약속만은 지켜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n번방 방지법', 제주 4·3특별법, 일하는 국회법도 반드시 통과시키길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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