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하던 카지노산업이 코로나19 ‘날벼락’을 맞으면서 300년 카지노 역사상 처음으로 극심한 침체기에 빠졌다.
17일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카지노기업인 강원랜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지난 2월 23일부터 시작된 카지노 휴장을 오는 5월 4일까지 총 10차례 연기했다.
강원랜드는 2개월 14일 연속 진행되는 카지노 휴장으로 하루에 40억 원이 넘는 매출손실에도 공기업 특성상 숨을 죽이고 있다. 딜러와 환전, 보안부서 등 카지노·리조트 부서 직원 2700여 명도 장기 휴업으로 파김치 상태다.
또한 16개 외국인전용 GKL(세븐럭)과 파라다이스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의 외국인전용 카지노들도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휴장에 들어갔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 2월 초부터 외국인들의 무사증 입국제도를 전면 중단한데 이어 국제선 항공편까지 끊기면서 제주지역 8개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2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제주지역 8개 카지노업체들은 개점휴업 상황에 직면하자 직원들의 무급휴가 실시와 제주도에 관광진흥기금의 납부유예, 상하수도 요금 감면, 산업용 전기세 적용 등을 건의했다.
이처럼 카지노 장기 휴장으로 강원랜드의 경우 3000억 원 이상 매출손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외국인전용 카지노 역시 수천억 원 이상 매출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15일간의 카지노 휴장을 가장 먼저 실시(2월 5일~2월 19일)한 ‘카지노 왕국’ 마카오는 지난 2월 20일부터 카지노영업장을 재개장했지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하루 평균 11만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했던 마카오는 중국 본토인과 홍콩, 대만을 포함한 외국인 입국이 3월 중순부터 전면 중단되면서 마카오 카지노 56년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현지 GGR-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본토인에 대한 비자발급이 3개월 이상 중단되면서 카지노 재개장이후 하루 5000명 가량 입국하던 마카오 방문객이 최근에는 주말에도 550명 미만에 그치고 있다.
또 청정지역으로 알려졌던 말레이시아 겐팅카지노리조트도 오는 28일까지 카지노 휴장이 진행되고 있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도 5월 중순까지 카지노와 리조트 전체가 휴장했다.
3월 초까지도 코로나19 사태에 관심이 없었던 필리핀도 3월 중순부터 카지노 휴장과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면서 마닐라와 클락을 비롯한 모든 카지노가 문을 닫았고 캄보디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외에도 카지노의 본고장이라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유럽 전역의 카지노는 물론, 아프리카 남아공에도 코로나19사태가 확산되면서 카지노 영업장이 모두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카지노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전용 카지노 업계가 무급휴가와 직원 감원 등 비상경영 체제에 직면했다”며 “정부에 카지노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관광진흥기금의 납부유예를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외화획득에 최고의 관광산업으로 인정하면서도 이런 일이 생기면 사행산업이라는 빌미로 업계의 고충을 외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업계는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지난 2000년 10월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 이후 2002년 마카오 카지노 해외시장 개방, 2010년 싱가포르 샌즈·겐팅 카지노조트 개장, 2012년 필리핀 마닐라 카지노리조트 개장이 뒤따랐다.
이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카지노 사업장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고 일본도 오는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카지노리조트(IR)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카지노는 4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19년 기준 카지노 매출은 마카오가 43조 원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가 넘고 있으며 싱가포르(8조 5000억 원), 필리핀(5조 원), 한국(3조 원) 등 동아시아권이 세계 최고를 자랑해 왔다.
카지노협회 관계자는 “오는 5월 프로야구 개막과 코로나19 안정세가 지속되면 카지노 재개장을 기대하지만 경영정상화는 요원한 실정”이라며 “전 세계가 코로나19 날벼락으로 황금알을 낳는 카지노산업까지 비명을 지르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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