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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거주시설 거소투표 엄정하게 관리되고 있나?

기표소 관리 ‘느슨’ 부정투표 사례도 발생…시설 장애인들 “밖에서 투표하고 싶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이뤄지는 거소투표가 엄정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거소투표’는 공직선거법(제158조 제2항)에 따라 거주지가 투표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거동이 어려운 사람이 집에서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장애인거주시설도 거소투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시설에서 10인 이상이 거소투표를 신청한 경우 공정성 담보를 위해 기표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거동 불편 유권자들의 투표소 이동을 지원하는 소방안전본부의 '119안심투표 도우미' 안내 포스터 ⓒ광주소방안전본부

그러나 시설 거소투표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니라 ‘시설의 장’이 거소투표를 관리·운영책임을 맡고 있어 공정성이 충분히 보장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투표장에서 투표참관인은 투표용지 교부 및 투표 상황을 직접 살펴보며 부정투표 및 선거법 규정에 위반되는 사실이 없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시 현장에 있는 투표관리관에게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러한 투표참관인의 역할이 일반 투표장에서는 의무(공직선거법 제161조)이지만, 거소투표를 진행할 때에는 선택사항(공직선거법 제149조)으로 바뀌면서 불공정 의혹의 온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한 거주시설에서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선관위 직원 참관 아래 시설 직원이 입구에 서서 투표장으로 들어오는 거주인을 눈으로 확인하고 명단에 동그라미 표시하는 것이 ‘신원확인 절차’의 전부였다.

선관위 직원은 “거소투표는 우편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신청자 본인이 받았다고 인정돼 별도로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는 것이다"며 해명했다.

이같은 선관위의 해명은 여러 가지 의문을 남길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을 사용하는 시설에서 신분증 확인 절차가 없이 투표용지를 전달하는 것만으로 반드시 ‘본인이 받았다고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선관위는 시설 거주인이 거소투표를 신청했으나 투표하지 않더라도 빈 투표용지를 따로 수거해 가지 않는다. 관리되지 않는 빈 투표용지로 누군가가 중복 투표를 해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19대 총선에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거소투표를 이용한 부정선거가 28건이 적발됐다고 국회에 보고된 바도 있다.

현행 선거법(공직선거법 제38조 제4항)상 거소투표의 대상은 '영내 또는 함정에 장기 기거하는 군인, 병원·요양소·수용소·교도소 또는 선박에 장기 기거하는 사람,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사람 등'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시설 거소투표의 경우 많은 수의 거주인들이 엄밀한 의미의 ‘거동할 수 없는 자’가 아님에도 선관위는 편의상 이들의 거소투표를 폭넓게 허가하고 있다.

인권지기 ‘활짝’ 관계자는 “거소투표를 할 수 있는 대상을 선거법에 따라 엄격히 제한하고, 거동이 가능한 다수의 장애인은 직접 투표장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4 ‘시설 거주 장애인 실태조사 최종보고회’(박경수)에 따르면 “거소투표자의 44.4%는 시설 밖에서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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