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모든 날 모든 계절이 4월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아이를 바다에서 떠나보낸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거슬러 바다에 뛰어들어서라도 배를 건져 올리고 싶은 그날, 울고 울고 또 울던 엄마 아빠들의 절규는 노래가 됐다. 잊을 수 없는 그날을 이름과 가슴에 새긴 세월호 유가족들의 합창단 '416합창단'의 노래와 이야기가 담긴 책과 첫 음반 CD가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416합창단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의 부모, 그리고 일반 시민단원 52명이 함께 노래하는 합창단이다. 세월호 엄마 아빠들의 작은 노래모임에서 시작된 416합창단은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현장은 물론이고, 이 땅에서 상처받고 소외되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
이 책에는 '잊지 않을게', '어느 별이 되었을까', '약속해' 등 416합창단이 직접 녹음한 10곡의 합창곡이 CD로 수록됐다. 아울러 416합창단원들과 그들이 보낸 시간이 기록돼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을 찾아가 마음을 함께했던 김애란·김훈 작가가 416 합창단의 노래를 듣고 세월호에 대한 에세이를 집필했다.
아울러 '네버 엔딩 스토리'를 선뜻 416합창단의 음반에 담게 해준 그룹 '부활'의 김태원을 비롯한 여러 작사 작곡가, 아티스트들의 도움으로 이 책과 음반이 완성됐다.
책은 4부로 구성됐다. 1부 '노래여 날아가라'는 416합창단이 자주 부르는 10곡의 노래 이야기를 담았다. 2부 '슬픔이 슬픔에게 고통이 고통에게'는 416합창단에 대한 기록이다. 김애란·김훈 작가가 집필한 에세이가 실려있다.
3부 '기다리는 사람들아, 힘을 내어라'에는 그간 416합창단이 달려가 공연하고 연대했던 아픔의 현장들을 담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세월호 참사 당시 많은 아이들을 구했지만 트라우마에 시달린 화물기사 김동수 씨,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부당해고를 당한 KTX 여자 승무원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들의 가족,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과 어머니, 강남역에서 고공농성중인 노동자 김용희... 416합창단은 이 사회에서 다치고 쫓겨나 우는 사람들 곁으로 달려가 그들을 위해 노래했다.
4부 '하늘로 간 우체통'에서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세월호 엄마 아빠들의 손글씨 편지를 묶었다. 담담한 표정과 또렷한 글씨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손편지는 오디오CD에 육성편지의 형태로도 담겼다.
내년이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난다. 반드시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이루어내리라던, 아이들을 구하지 않은 이들에게 마땅한 책임을 물으리라 약속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416합창단의 첫 책과 음반 제목은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이다. 416합창단은 그런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왔다. 그러나 노래를 불러도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한다. 대신 아이들을 기억하고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세월호 유가족들 곁으로 와준다면 416합창단의 노래는 계속될 것이다. 다시 4월, 416합창단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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