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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성범죄자들, 다른 플랫폼 이동... 청소년 유포자도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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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성범죄자들, 다른 플랫폼 이동... 청소년 유포자도 검거

경기북부경찰청 '디스코드' 성착취물 유포 혐의 10명 검거...미성년자 6명 포함

성착취물을 유포한 'n번방'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을 떠나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음성 채팅 프로그램 '디스코드'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 동영상을 유포한 10명이 검거됐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중고생 등이 포함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지난달 28일부터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 내 채널을 수사한 끝에 운영자 및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자 10명을 검거하고 이 중 20대 대학생 A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도박개장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A씨의 닉네임은 공개하지 않았다. 닉네임이 본명 일부와 일치해 이 같이 판단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디스코드 채널 '올야넷 19금방'을 운영한 A씨는 국내 연예인의 합성 사진·딥페이크 동영상과 여러 경로로 입수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유포했다. A씨는 아울러 텔레그램 채팅방도 운영하면서 n번방 사건 관련 영상을 디스코드에 유포하기도 했다.

다만 A씨는 조주빈이 텔레그램에서 운영한 '박사방'에는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채널 회원들에게 특정 도박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면 자신이 운영하는 VVIP 방에 초대하겠다고 유도, 해당 회원들에게 성범죄물을 유포한 대가로 1600만 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중 9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경찰은 아울러 다른 디스코드 채널 운영자인 고교생 B군과 중학생 C군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만 12세인 C군은 지난해 범행 당시에는 초등생이었다.

C군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이후 검찰이 아닌 가정법원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C군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처벌은 2년 이내의 장기소년원 송치 처분이다.

경찰은 또 채널 운영자는 아니지만 성착취물을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를 통해 재유포한 7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7명 중 50대 남성 1명을 제외하면 전부 만 12∼17세의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이번에 검거된 이들은 디스코드 채널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영상을 매수자에게 1~3만 원을 받고 다운로드 링크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보관하고 있던 225GB 용량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만5600여개를 압수했다. 조주빈 일당처럼 직접 제작한 성착취물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 중인 채널 5개를 폐쇄하는 한편, 검거된 이들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86명에 대해서도 국제공조를 통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램과 달리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처럼 운영되는 디스코드에는 게임 정보공유 게시판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성착취물을 소지한 인원만을 따로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채널당 많게는 수천 명이 가입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선겸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디지털성범죄는 사회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악질적인 범죄 행위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검거할 방침"이라며 "국제공조를 활성화해 해외 사이트를 이용한 범죄도 반드시 검거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범죄 심리를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수사대장은 이어 "디지털성범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디스코드 수사는 '텔레그램 n번방'의 성착취를 모니터링하고 공론화해온 '프로젝트 리셋(ReSET, Reporting Sexual Exploitation in Telegram)'의 제보로 시작됐다. 프로젝트 리셋이 신고한 디스코드 채널은 114개다.

'프로젝트 리셋'은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를 고발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온라인 모임이다. 회원들은 트위터를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최근 소셜미디어 별로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 본청은 위커(Wickr), 서울지방경찰청은 텔레그램, 경기남부경찰청은 와이어(Wire), 경기북부경찰청은 디스코드(Discord)를 상대로 성범죄 수사를 각각 맡았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사이버안전과와 여성청소년과 합동 특별수사단을 운영해 이번 검거 성과를 거뒀다.

경찰은 이와 함께 각 지방청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전담요원(CARE)을 지정해 수사부서 요청 시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7일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김선겸 사이버수사대장이 인터넷 메신저 '디스코드' 성착취물 채널 운영자 및 유포자 검거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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