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서울 지역 출마자가 30·40대 유권자들을 두고 "(이들이) 태어나보니 살 만한 나라였다", "문제의식이 논리가 아니라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하면서 세대 비하 논란이 일자 당 선거 사령탑인 김종인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이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6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아까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사람(김대호 후보)이 30대·40대 운운한 것과 관련해 나는 그 사람 성격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이 한 마디 한 것을 마치 당의 입장처럼 보도하는 것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를 지칭해 "원래 운동권 출신인데 변심한 사람"이라며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에 대해 감정적 표현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나는 분명하게 30·40대가 우리나라 중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비교적 냉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특히 서울에서 한국 정치의 변화를 가져오는 투표를 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뒤늦게 청장년층 표심에 호소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그런 발언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김 후보에 대한 징계 여부를 "당에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김 후보는 김 위원장이 주관한 서울 지역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30·40대는 (통합당에 대해) 차갑고 심지어 경멸과 혐오를 보인다"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에 대한 징계 등 조치 여부에 대해 "그 사람 이야기에 무슨 별다른 조처를 하겠느냐"고 했지만, 선거대책본부 등 당 일각에서는 여론 파장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은 앞서 황교안 대표의 '호기심에 n번방에 가입한 사람은 처벌을 달리 판단해야 한다', '키 작은 사람은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들지도 못 한다'는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고, 이날 서울지역 선대위 회의에서는 일부 후보들로부터 "새벽부터 밤까지 뛰어도 당 지도부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면 허무하게 간다"(지상욱), "김종인 위원장 스피커를 최대한 키우고 '다른 지도부'는 좀 줄려 달라"(문병호)라는 등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당 지도부가 김 후보에 대해 징계를 추진할 경우, 당 대표의 문제성 발언은 손을 못 대고 평당원인 후보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뒷말이 나올 여지도 있다.
김 후보는 자신의 오전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후 3시경 SNS에 올린 글에서 "사려깊지 못한 제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드려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깊이 해량해 달라"고 사과했다. 김 후보는 "진의를 떠나 제가 부족하고 과문한 탓이다. 제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국민과 30·40대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 "각지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통합당 후보들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다만 오늘 제 발언의 진의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30대 중반부터 40대 분들의 통합당에 대한 냉랭함을, 당의 성찰과 혁신의 채찍이자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에 앞서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인 이날 정오께 올린 글에서는 "보수와 통합당에 대한 30대 중반에서 40대의 냉랭함은 성찰과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냉랭함을 넘어, 경멸과 혐오를 격하게 발산하는 분들은 대한민국이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나라가 된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했으면 한다. 자칫 그 열악한 조건 하에서 여기까지 온 발전 동력과 구조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굽히지 않는 태도를 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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