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의 별명은 '돈키호테'다. 워낙 튀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나쁜 뜻만은 아니다. 여당 의원 답지 않게 입 바른 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13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4월 총선에서 부산ㆍ경남 지역 판세에 대해 열변을 토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 놓고 볼 수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되면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폭등하게 되고, 이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 있어 부산 지역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번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 (부산에) 태풍이 불어닥치는데 작은 조각배를 띄우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문 고문은 이미 클 대로 컸는데 (우리가) 뭘 더 키워준다는 말이냐"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흘러나온 '홍준표-문재인 빅매치설'에 대해 친박계 내에서 "그럴 경우 오히려 문재인 고문만 띄워주는 결과를 나온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됐다.
때문에 10.26 재보선 참패, 선관위 디도스 공격사건 등 때문에 당 대표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홍 의원이 내심 문재인 고문과 맞대결을 통해 정치적 재개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14일 <조선일보> 등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부산 출마 희망'으로 해석돼 보도되자 홍 전 대표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전날 보도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저는 동대문을 재출마 여부만 당에서 전략적으로 조속히 결정해 주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내 거취는 당에 일임했다"며 당이 전략 공천하면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의원이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이를 놓고 "홍준표의원은 부산 출마설은 '정치적 세탁과정'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의 민병두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는 14일 보도자료는 내고 "홍준표 의원은 지난 10일 동대문케이블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에서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고, 부인은 오늘 동대문아파트부녀회연합회에 들러 '동대문주민이 받아들여준다면 동대문에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홍 의원의 차출설에 대해 "새누리당의 잔다르크인양 비쳐져 정치적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그 반사이득을 노려 다시 동대문을에 출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홍 의원이 동대문을에서 심판받는 것이 세번이나 당선시켜준 구민들에 대한 예의"라면서 홍 의원에게 동대문을 출마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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