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 선거 결과는 여당의 앞승으로 끝났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보수 궤멸, 정치재편 불가피 등 선거 결과를 대서특필하였다. 이는 자유한국당 을 보수로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자유한국당을 보수로 지칭하는 것은 그 용어 사용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수구 정당에 불가하고,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잘못된 악습이다. 따라서 보수당으로 호칭하여서는 안된다. 사실 보수라는 표현은 나쁜 표현만은 아니다. 물론 이것은 지키고자 하는 가치있는 내용이 있을 때에 국한되기는 한다. 오히려 꼴수구로서 일부에서는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가치있는 것은 당연히 우직하게 고수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러나 일반 시민의의 표심은 자유한국당이 정치인이나 정치가로서 지켜나갈 가치있는 것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정도가 많이 양보하여 보수정당으로 지켜나갈 가치를 대변한다고 할 수있다. 본인이 광주에 거주하면서 현재 여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극소수 정치인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당선가능선이 있다면 당을 떠나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만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보수당의 정의야 어떻든 이번 선거의 결과는 이전 '이명박근혜' 시기 엉망으로 된 나라를 조금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국민의 기대를 담아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 여당의 압승으로 귀결되었다. 정치권력은 견제와 균형이 잘 조화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 선거로서는 행정집행부로서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모두 특정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당 일색이어서 우려가 앞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여당 후보들 대부분은 당의 가치나 자신의 정치공약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운 것만으로 당선이 된 것 또한 우려할 부분이다.
한국이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도입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지자체선거는 지역토호들이 형님 동생하면서 그 공적 정치역역을 사적인 공간으로 철저히 훼손시켜 왔다. 이번 선거에 내심 노동, 녹색, 농민, 통일, 여성, 장애인 등 소수정치세력들의 제도권내의 상당수 진입을 바랬지만 정치신인들의 제도권 진입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결국 현행 선거법은 그 득표와는 다르게 거대 양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고, 선거법을 개정을 통하여 표심을 반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의 기득을 유지하려는 수구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민심 그대로 독일식 완전 정당명부비례대표제의 내용을 포함한 다양한 정치제세력의 젊은 신인들이 제도권에 진입 가능하도록 기존 선거법을 최우선적으로 개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노무현 정부시절 여소야대의 호시기에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그 동력을 자신 기득수호에 머물다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정권을 그대로 헌납하는 어리석음을 재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따라서 항상 권력자는 자기성찰로서 민심의 요구에 적극 호응해야 좋은 정치를 대중들에게 펼쳐나갈 수 있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현행 선거법을 정당지지율을 의석에 최대 반영하도록 몇 차례 권고하였음에도, 기득권 양대 정당은 시간끌기로 그 어떤 적극적인 후속행위를 취해나가지 않고 있다.
2년 후엔 총선으로서 국회의원 선거가 이어진다. 차기 국회의원 선출시엔 유권자의 민심이 그대로 의석이 반영되어 사표를 최소화하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의 개정된 선거법에 의해 귀중한 표들이 행사되도록 제도의 완비가 요청된다.
녹색당 등 소수 정치 세력들의 의미있는 선거방식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간의 학연, 혈연, 지연 등 온갖 것들의 집합으로 표를 모으는 방식이 횡행하였음에도 선거홍보에 일체의 학력, 경력 등을 생략한 채 자신이 소속된 정당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나 이념 그리고 후보가 임기 내 수행하고자 하는 공약만을 선고홍보 게시물에 담아 출마한 것이다. 소속 정당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는 것은 개인 인물 중심이 아닌 대의정치로서 정당중심의 정책대결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었다. 그러나 영향력이 미미한 소수 정치집단들의 시도이기에 일반인들의 관심에서는 크게 멀어져 무척 아쉬울 뿐이다.
비교적 정치색이 옅은 교육감선거에서도 한국적인 후진 정치문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전근대적인 선거운동이 주를 이루어 이에 대한 탈피가 급선무임을 정치개혁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였다. 선거에는 의례히 돈이 많이 들고 온갖 악의 무리들이 횡행하여 선한 사람이 발을 담을 수 없는 것이라는 통상적인 인식도 여전하였다. 선량으로 공적인 역할을 정치권에서 수행해야 할 역량있는 분들이 참여를 꺼리고 그 자릴 대신하여 사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에 의해 채워지고 있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는 수구이든 보수이든 그 형태는 유사하여 소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경제법칙이 예외없이 한국 정치판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사학 적폐를 최우선적인 관심사안으로 삼고 있는 본인과 같은 해직 교수들에게 정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법치주의에 발을 딛고 있는 우리들에게 모든 것이 법령의 규정에 의해 제도들이 짜여지고 정책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그나마 합리적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다수의 수구 정당 소속 야당 국회의원과 당시 여당으로서 개혁적 보수로 자칭하는 상당수 의원들에 의하여 무산되어 대학사회의 황폐화가 10여년 이상 이어져왔다. 어느 사회에나 사회의 비판적인 양심 세력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한 대학 사회가 침묵과 비겁의 대명사로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지탄을 받은 것도 불량 정치가들의 협잡에 의한 개혁적인 입법의 무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박근혜 야당 대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막농성으로 사학법 개정을 무산시키었다. 역사에 가정은 필요치 않다고 하지만 당시 노무현대통령과 현 집권여당의 핵심적인 정치세력들이 자신들이 제안한 사학법개정안을 통과시키었다면 한국의 비판적 지성인들로서 대학교수, 연구자들의 긍정적인 역할로 한국의 민주화는 상당부분 앞당겨졌을 것이다. 사학법 개정 등을 통한 사학적폐청산은 단지 사학의 횡포에 의해 해고 등 불이익을 받은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의 비판과 도덕적인 불감증을 거두어 내는 최소한의 제도적인 보완책이었기 때문이다.
사학의 탈법적인 행태에 의한 막대한 국고손실과 사회정의의 파괴는 어느 집단보다도 더 교묘하고 그 뿌리도 깊다. 동시에 이를 적극 옹호내지 비호하는 악의 집단들과의 유착관계도 고질화되어 있다. 사학과의 부적절한 관례로 인한 결탁엔 수구 보수 여야정치가 구분없이 대부분 깊이 관여되어 있다. 이는 지역의 법조인, 토건업체, 사이비 언론 등 극히 일부 양심적인 인사를 제외하고는 직간접적으로 그들 사학과의 이해관계로 철저히 공생내지 기생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정치로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사학에 대한 개혁적인 조치는 아주 미흡한 실정이다. 그나마 교육계에서 신뢰를 갖고 입각한 교육부총리의 경우도 사학적폐청산을 간절히 염원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마피아의 혁명적인 청산없이는 한국사회의 밝은 미래는 결코 기대될 수 없다는 우려가 단순히 기우만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 진보 보수로 나눌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제대로 보수세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유럽 등 선진정치를 현장에서 펼치듯 진보를 마음껏 외쳐볼 수 있는 제도의 틀이 한번이라도 있었는지 필자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엊그제 선거에서 지칭한 보수는 본래 의미의 보수가 아닌 악으로서 수구를 그냥 외치는 걸 말한다. 정의당, 녹색당 등 유럽정당기준으론 중도우파 정책정도를 주창하는 정치세력을 진보라고 평가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언론 스스로 그 무지함을 실토하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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