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결과가 갖는 정치적 의미와 관련, 정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 장관은 20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그야말로 싹쓸이를 해서 권력기반이 탄탄해졌다고 본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런 집권 여당이 대통령의 통치 수단, 통치 도구로 전락하는 역할에 만족하는 모양을 과거에 다른 여당도 많이 보였다. 이번에도 또 민주당이 그렇게 했다가는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국회의원 등 현역 정치인 시절에는 보수정당에 몸담았으나 이른바 '합리적 보수'로 불리며 자기 목소리를 내왔고,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TV 찬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민주당에 대한 고언에서 "집권당이라는 게 두 가지 상충하는 역할이 있다. 하나는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도와서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책임이라는 측면, 또 하나는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임무인 대통령·행정부 견제"라며 "어떤 경우에 협력하고 어떤 경우에 견제할 것인지 원칙을 딱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원칙) 없이 그냥 대통령 눈치만 보고, 국민의 소리를 대변하는 척 했다가 대통령 기색이 안 좋으면 또 쑥 들어가고…. 항상 그런 여당들이 많았는데, (민주당도) 그렇게 하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윤 전 장관은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타격을 크게 입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정계 은퇴를 주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의 '안철수 신당' 창당 준비 과정에 모두 참여했으나 결국 두 번 모두 안 전 후보와의 불화설 끝에 결별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낙선에 대해서는 "부러졌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낙선이든 당선이든 정치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 정치'는 국민이 절실히 희망했던 것 아니냐. 그러니까 안철수라는 참신한 사람이, 백신을 사회에 무상으로 내놨다는 것 등으로 상당히 국민적 신뢰가 높았던 사람이고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많았던 인물이 등장해서 '새 정치 하겠다'고 하니 국민이 폭발적인 지지를 했던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그 '안철수 현상'의 알맹이를 못 채우니까, 국민들이 목마르게 기다려도 6년이 지난 지금 이 시간까지도 그 알맹이를 못 채우고 있으니 국민들이 기다리다 지쳐서 지지를 철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6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은 했고, 그 방법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새 정치'를 하겠다는 동기 자체는 좋은 것이었지 않느냐"면서도 "그것은 다 인정하지만 이제는 6년 이렇게 하는 걸 보니까 앞으로 제가 볼 때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니까 더 이상 여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게 더 사회에 기여하는 길일 수 있지 않겠느냐. 정치에서 이제 물러나 원래 자기가 한 본업에 전문성이 있으니까 차라리 거기서 매진하는 게(어떠냐)"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나아가 바른미래당에 대해서도 "두 세력이 합쳐서 새로운 당을 만들 때는 자신들이 보수의 대안이라는 것을 자부했지 않느냐"며 "(그런데도) 참패 정도가 아니라 국민에게 외면당하다시피 했다. 제가 보기에는 합치는 과정이 어떤 가치를 놓고 합친 게 아니라, 합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니까 살기 위해서 합쳤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많이 있었고. 그러면 합친 다음에라도 '지금 여야가 뭘 잘못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이런 방향을 지향하고 이런 정치를 구현해서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하겠다' 이런 걸 내놨어야 하는데 별로 그런 건 내놓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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