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보수 야권의 참패로 귀결되면서 일각에서 정계개편 전망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이 "내년 가을쯤"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1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은) 이제 내홍에 접어들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정계개편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최종 결론은 총선 한 6개월 전. 그러니까 내년 가을쯤 가서 정계개편 윤곽이 드러나지 지금 당장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총선을 목전에 둬야 정계개편의 종착역이 오는 것"이라며 "그 사이에는 한참 '콩가루 집안'을, '봉숭아 학당'을 연출할 것이다. (그 시간이) 꽤 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총선이 아직 1년 10개월 남았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람직한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선거제도가 (다당제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바뀌면, △범보수에서 중도보수 내지 합리적 보수라고 하는 세력과 △홍준표 전 대표나 김문수 전 후보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각각) 하나의 당을 만들어 그렇게 서로 분화가 되고. 이쪽(진보진영)에 △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 등 지금의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당들이 당을 만들고, 거기에서 △조금 더 진보적인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또 하나의 정당을 만들고 이 정도의 4개 정당 정도가 이렇게…(됐으면 좋겠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기호 3번, 4번을 가져도 생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게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 더 바람직하다"는 것.
"민주당이 잘하긴 뭘 잘했어요? 저쪽이 워낙 개판치니 눈에 안 띄었지…"
유 전 의원은 6.13 지방선거 대해 "전혀 상식이 없는 세력에 대한 심판"이라고 총평하며 "자유한국당이 근자에 보이는 모습이 어디 국민 상식에 맞느냐"고 일갈했다. "서로 좀 생각이 다를 수는 있다. 조금 진보 쪽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보수 쪽에 가까운 생각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도대체 상식이 없다. 누가 사퇴하면서 통째로 어디로 넘어갔다는데, 나라가 어디로 넘어갔다는 거냐?"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잘하긴 뭘 잘했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치가 발전하려면 건전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 옛날 3김시대를 봐도 선거 앞두면 개혁 경쟁을 인물로도 정책으로도 보여주는 게 많았다. '쇼'라도 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도대체 양당이…. 민주당도 그런 모습을 못 봤다"고 했다.
그는 특히 서울시의원 선거에서 민주·한국 양당이 3~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기'한 것을 비판하면서 "저쪽에서 워낙 개판을 치니까 이쪽에서 잘못하는 게 별로 눈에 띄지 않았지. 저는 그렇게 민주당이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 14석 싹쓸이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최고 승자는 문재인, 최악 패배는 안철수"
유 전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최고 승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논평하고,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서는 "그냥 '올드보이' 체면은 살린 정도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후보 등도) 그래도 올드보이들이 가서 다 체면은 살렸다"고 평가했다.
지방선거 최악의 패배자로는 "뭐니 뭐니 해도 2등 한 사람보고 사퇴하라고 했던 사람"이라며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꼽았다. 그는 "더군다나 그 정당, 바른미래당은 정의당보다 정당 득표율에서 더 졌지 않느냐"며 "그러니까 이번에 한국당보다 더 참패한 것은 바른미래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안 전 후보에 대해 "원래 중도, 기호 3번이 우리 선거에서 생존이 어렵다"며 "안 전 후보는 그래도 왕년에 '안철수 현상'이라고 하는 것. '그래도 내가 나가면, 더군다나 박원순한테 내가 한번 양보까지 해줬던 사람인데 시민들이 나를 알아서 모시겠지' 기대했겠지만 결과적으로는…(좋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그는 "안철수라고 하는 사람이 이 나라에서 꽤 인재 아니냐. 자기 본업으로 가는 게…(어떨까 싶다)"며 "발을 잘못 디딘 것 아닌가. 여기가 자기하고 안 맞는 데다. 안 맞는 동네에 온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는 "정치를 하려면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노사모든 문사모, 박사모든 사람이 붙어야 되는데, 안 전 후보는 '안철수 현상'이 있던 당시 몇백 명이 된다는 멘토들이 다 떠나갔고, 지지층을 봐도 맨 처음 '안철수 현상'에 열광했던 것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정치에 대한 기대였는데 이미 재작년 총선 때 그들은 이미 국민의당에서 다 떠나고 호남·장년층 표로 (지지층이 변화)됐다. 지금 또 바른정당하고 합당하면서 거기서도 배신자가 됐다"고 비평했다.
그는 "벌써 몇 해 되지도 않는데 도와주려고 왔던 사람들 다 떠나, 지지층도 계속 떠나, 그러면 여기 전혀 천성에도 안 맞는데 그 중요한 인재가 공동체를 위해서 더 봉사하려고 하면 그 쪽으로 가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닌가. 그래서 참 안타깝다"며 "정말 소임이 뭔지, 남은 인생을 정말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뭘 하는 게 정말 기여하는 건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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