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가능성 관련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오후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및 관계 구축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기간 동안에는 이런 대화를 더욱 원활하게 진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 보탬이 되는 차원에서 한미 군사훈련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훈련 중단'이라는 것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나 '참수작전' 등 일부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주한미군과 한국군 간의 통례적 훈련 전부를 포함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 안팎에서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 내용이 "'워 게임'들을 중단할 것(We will be stopping yhe war games)"이었던 점에 주목하고, 미국 측의 정확한 속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중단' 발언을 내놓기 전 한국 정부와 사전에 협의를 거쳤는지 묻는 질문에는 "답변드릴 만한 정보가 없다"고만 했다.
'워 게임'이란, 정확한 군사용어로는 실제 병력·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전쟁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도상) 형태로 진행하는 가상훈련을 뜻한다.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바로 이런 형태의 지휘소연습 훈련이다. 시나리오 평가 형태의 이런 훈련에서는, 북한군의 남침 상황에 대비한 방어 연습 외에 휴전선 이북으로 한미연합군이 진주하는 상황을 상정한 가상훈련 역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 게임'이란 용어를 바로 이런 형태의 훈련을 정확히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북한은 물론 UFG와 키리졸브 등 워 게임 형태의 훈련에도 반발해 왔으나, 이보다는 B-52 전략폭격기나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지역 전개와 대규모 공군력을 동원한 무력시위 형태의 공중훈련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고 특히 최근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한국 특사단에 '예년 수준의 통상적 훈련은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날인 14일 오후 4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NSC 회의 주제에 대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그 합의 내용에 기반한 후속 조처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오전 9시부터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접견한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 등 미국 고위관리들을 통해 미국 정부의 입장과 방침을 정확히 확인하고 NSC를 통해 정부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대변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조치가 지난 6일 미국 '38노스' 사이트를 통해 밝혀진 평안북도 구성시(市) 이하리 일원의 미사일시험장 시설 파괴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와는 별도의 추가적 조치를 뜻하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이하리와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북한 미사일 관련 시설이 조만간 폐기 절차에 돌입할 것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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