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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다발 20개를 커다란 노란 봉투에…"

"박희태 즉각 사퇴"…한나라당 지도부도 박희태 버리기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13일 '돈봉투 파문'으로 궁지에 몰린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해 "장기간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능한 순방 외교가 끝나는대로 속히 귀국해 적절한 대응을 해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 박 의장의 퇴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결단'을 내려달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전날 황영철 대변인은 "비대위는 박 의장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도 "결국은 (박 의장의) 책임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었다.

황 원내대표와 황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당 지도부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황 대변인은 박 의장에게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박희태 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키로 한 상태다. 원혜영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당국이 입법부 수장을 조사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박 의장은 공정하고 성역없는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즉각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통합진보당 등 다른 야당도 박 의장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해외순방중이지만, 이쯤 되면 상대국들도 다 박 의장의 '돈봉투 파문' 정보 등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카운터파트가 박 의장을 만나면 어떤 생각을 하겠나. 무슨 국제적 망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이번 파문과 관련해 박 의장은 해외 순방 중에 기자를 피해다닌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내에 있는 측근들과 통화하며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2008년 한나라당 대표에 선출됐던 박희태 국회의장 ⓒ뉴시스

"박희태 캠프, 100만원 다발 20개를 커다란 노란 봉투에…"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자 대선 및 총선 직후 이뤄진 2008년 7.3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표에 선출된 박희태 의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정몽준 전 대표를 꺾을 수 있었던 이유가 친이계의 조직적 지원 및 '돈봉투 살포' 때문이라는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검찰은 전날 이재오 전 의원의 최측근인 안병용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입수했다. 안 위원장은 구의원 등에게 현금 2000만원을 살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문건에는 서울과 부산지역 38곳 당협의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이름이 적혀 있고, 박희태 의장을 지원한 친이계 의원 18명의 이름 뒤에 '캠프 회의 참석'이라는 표시 및 'O' 표시가 그려져 있다. 친박계나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 이름에는 'X' 표시가 그려져 있거나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다.

이날자 <동아일보>는 관련해 "안 위원장은 구의원들에게 이 문건을 펼쳐놓고 '조를 짜서 당협을 찾아가 안 위원장이 보내서 왔다고 말하라'고 전달 방법을 설명한 뒤 현금 1만 원짜리 100장이 묶인 100만 원 다발 20개를 커다란 노란 봉투에 문건을 함께 넣어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부산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이 명단에 있다는 것으로 미뤄보면 전국적인 '돈봉투 살포'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전날 밤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문건은 조직 관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지 금품 살포를 위해 만든 게 아니다"라며 "2000만원을 전달한 적도 없고 윗선의 지시도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별도로 검찰은 고승덕 의원에게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돌린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 씨의 이메일 등을 확보했다.

결국 박 의장 비서의 300만 원과 안 위원장의 2000만 원의 출처가 같은 곳인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 대선이 끝난 후 남긴 돈의 일부일 것이라는 '대선 잔금설'과 함께, 정권 실세였던 친이계가 광범위하게 조성한 '불법 정치자금설'이라는 등의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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