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미군이 소장한 태극기와 블러드칫(Blood Chit)이 전북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하 박물관)에 기증됐다.
한국 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8일 한국 현대사 연구에 있어 큰 도움이 될 한국전쟁 유물을 기증해 준 군산영광교회 임용섭 담임목사를 초청해 유물 기증증서와 감사패를 전달하는 유물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 기증받은 유물은 한국전쟁 참전미군이 소장한 태극기와 블러드칫(Blood Chit)으로, 박물관은 약 한달 간 기증유물에 대해 본격적인 자료조사와 유물정비를 추진했다.
당시 사진자료와 임용섭 목사, 임 목사의 부인 박경이씨의 구술 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진행했다.
태극기에는 1950년 7월 6일부터 10월 20일까지 한국전쟁에 파견된 미군들의 기록이 담겨있다.
이들은 한국전쟁 발발 초기 부산에 파견된 미군 24사단으로 추정되며 총 35명(미군 32명, 한국군 3명)의 서명이 태극기에 온전히 기록돼 있다.
특히 평화의 지역(Peas Section), 승리(Victory) 등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소망이 담긴 문구도 있어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국적에 상관없이 전우애로 뭉친 당시 군인들의 모습을 태극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파견지역 및 이동경로가 적혀 있는데 한국전쟁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방어전선 전투는 물론 인천상륙작전 이후의 북진까지 참여했던 이들의 활동을 짐작할 수 있어 한국전쟁의 참상을 재조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함께 기증된 생환도움요청문인 블러드칫(Blood Chit)은 전쟁에 참여한 미군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생명의 안전 보장과 미군부대로의 인도를 요청하는 표식으로, 도움을 받은 후 보상을 약속하는 증표로서 이용된 점이 특징이다.
향후 기증된 유물은 보존처리 후에 박물관 2층 기증자 전시실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유물에 대한 소개는 물론 일반인들이 당시 한국전쟁의 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자료 등의 콘텐츠도 함께 제공된다.
임용섭 담임목사는 “미국 시카고 유학 당시 한국전쟁 참전 미군으로부터 의미 있는 태극기를 소중히 간직해 달라고 부탁받았다”며 “수탈과 저항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에서 가치 있게 전시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의 파견지역과 그들의 이름 등이 확인되어 한국 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기증된 유물의 고증과 복원작업을 진행해 다양한 전시유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작년 한해 '근대 수산전','여성독립운동가전' 등 4회의 기획전과 '여인의 꽃에서 수탈의 꽃으로' 목화특별전 등 20여회의 다양한 전시를 통해 살아있는 박물관을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한해 매월 평균 9만 여명이 방문해 군산 원도심 활성화와 근대문화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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