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원 횡령 및 탈세 의혹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측근 로비 의혹에 연루된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 이사장이 한나라당 정치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김 이사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2개월 갸량 앞두고 한나라당 정치대학원 9기로 들어가 당시 학생회 수석부회장을 맡았었다. 한나라당 정치대학원은 2개월 짜리 프로그램으로 정치권 입문을 목적으로 한 명사들이 주로 이 과정을 이수한다.
김 이사장의 동문으로는 현직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 대규모 친박 외곽 조직 지부장, 경기도의회 전직 의원,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선대위 조직본부장과 국제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서울필승결의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한나라당 정치대학원 교수로, 당시 김학인 이사장이 수석부회장을 맡던 9기 원생들에게 강의를 했었다.
김 전 총영사는 이 대통령의 측근이자 상하이 총영사 출신으로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켰던 인사다.
김 이사장은 정치에 뜻이 있었다. 지난 2004년 총선에는 무소속으로 충북 지역에 출마하기도 했다. 따라서 대선 경선 즈음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였던 최시중 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 전 보좌관과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 이사장은 또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과정을 2006년, 2008년, 2009년 등 세 차례나 수료했다. 보통 최고위과정의 경우 정식 석사, 박사 코스라기보다, 정관계 인맥 다지기를 위해 각계 고위급 인사들이 등록한다.
고대 출신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사실에 비춰봤을 때, 김 이사장이 현 정부에서 '고대 인맥'을 구축하려 했다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다.
한편 검찰은 김 이사장의 재무담당 여직원인 최 모 씨로부터 비자금 장부와 함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뒷바침할 만한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의 '장부'에 최시중 위원장 측근 및 정관계 인사들 이름이 나올지 주목된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몇몇 거물급 인사들의 연루 사실이 밝혀질 경우, '김학인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
또 김 이사장이 최시중 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 전 보좌관에게 2억 여 원을 모종의 청탁 대가로 건넨 혐의가 있는데다, 정 전 보좌관의 광범위한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대통령 측근이 연루된 '정용욱 게이트'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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