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완벽한 기습이었다."
김연광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은 4일 업무 중 뒷얘기 등을 묶어 출간한 `오늘을 선택하는 사람, 내일을 선택하는 사람'에서 당ㆍ청 관계 냉각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지난해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를 이렇게 표현했다.
김 전 비서관은 "원희룡 사무총장에게 정 후보자의 중도 사퇴 건의라는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대통령께 보고한 뒤 당이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으나 결국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원 전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정치를 어디서 이따위로 배웠어!"라고 고함칠 정도로 청와대 분위기가 격앙됐다고 김 전 비서관은 떠올렸다.
이 대통령은 사퇴한 정 후보자를 따로 만나 위로하겠다는 정 전 수석의 보고를 받고 "당신 혼자 인간인척 하지 마라. 마음이 아파도 내가 더 아프다"라면서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내가 그 사람 왜 지명했는지 아느냐. 그 사람이 한양대출신이다. 완전히 비주류다. 그런 사람이 그 자리에까지 올라가려고 얼마나 자기 관리를 잘했겠느냐"라며 "나하고 가깝다고 감사원장 시키려 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자기들은 얼마나 깨끗하다고 시비하느냐"라면서 "정치인들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하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일과가 끝나면 관저에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집 사람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닌다'고 대답했다"면서 "대통령은 외로운 자리"라고 업무 외 알려지지 않은 일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밖에 김 전 비서관은 세종시 수정안 추진 당시 충청민의 설득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심리학과 교수에까지 의뢰하고, 국민투표에 부쳐 정면돌파까지 고려했던 `비사'를 공개했다.
김 전 비서관은 오는 7일 오후 4시 인천 삼산 월드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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