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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도 박원순도 민주당 하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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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도 박원순도 민주당 하기 달렸다"

[인터뷰] 민주통합당 대표 도전하는 '시민후보' 이학영

시민사회진영에서 그의 이름은 유명하다. 그러나 대중에게 그는 아직 낯설다. 20대 이후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사회운동, 풀뿌리운동 등 '운동'만 해 온 까닭이다. 그런 그가 민주통합당의 지도부 선거에 나섰고, 9명을 거른 예비경선에서 살아 남았다.

2일 만난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은 거침이 없었다. "과거의 사람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갈지, 간판 빼고 전부 다 바꿀 새 사람을 대표로 세울지 국민은 당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지도부 입성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새 사람'이라면 이번에 당에 새로 들어간 이른바 '시민노동사회세력', 인물로는 결국 문성근, 이학영, 박용진이다.

그래서인지 유력한 대표 후보로 평가되는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에 대한 이학영 후보의 평가는 후했다.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같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통령도 될 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문성근과 다른 자신의 장점으로 '컨텐츠'를 내세웠다. 문성근 후보가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 즉 '반한나라당'에 머물러 있는 반면 자신은 '승리 이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였다.

그는 당의 혁신과 개혁의 첫번째 시험대가 바로 오는 15일 열리는 지도부 선거 결과라고 주장했다. 통합민주당이 받아들 첫번째 성적표에 따라 국민도, 박원순도, 안철수도 당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뒤따랐다.

다음은 이날 서울 여의도 이학영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 민주통합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프레시안(최형락)
"국민은 민주통합당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프레시안 : 대표 최고위원 선거에 앞선 지난해 12월 26일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이학영 :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진 이유는 과거의 민주당의 내용, 인물들로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보여줄 수 없다는 데 있다. 새로운 인물 가운데서도 오랫동안 시민운동에 몸담아 온 이학영이 본선에 나가야 한다고 밀어준 것으로 본다. 이전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 즉 전 민주당 중앙위원 중에서도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민주통합당의 첫 대표는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고 보나?

이학영 : 국민들은 기존 민주당이 19대 국회에서 다수당이 된다고 비전이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오랫동안 검증된, 그러면서도 미래 비전을 가진 새 인물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은 민주통합당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과거의 사람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가, 아니면 간판 빼고 전부를 다 바꿀 전혀 다른 사람을 대표로 세우는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민은 대한민국호를 순풍에 돛 단 듯 돌파해 나갈 수 있는 이학영 같은 사람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기대할 것이라 믿는다.

물론 시민사회에서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그들이 살아온 인생이 나와는 전혀 다르다. 나는 20대부터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 지역 풀뿌리 운동까지 두루 경험했다. 때문에 모든 분야의 과제를 안고 일하는 활동가들이 나와 함께 할 것이다. 대표가 되어도 안정적으로 당을 관리하면서 또 한편으로 개혁 과제도 수행해 나갈 수 있다.

"호남에서 당의 개혁 시작돼야…국민의 요구 거부하면 민주당은 고아 된다"

프레시안 : 이번 경선 결과를 놓고 대체로 친노세력과 시민사회세력의 부상, 그리고 세대교체 조짐, 이 정도 세 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분석에 동의하나?

이학영 : 기존 정치세력으로는 전통적인 동교동 세력, 즉 김대중 문민정부 시절의 전통과 또 참여정부의 전통, 여기에 새로운 시민노동사회세력이 다른 한 블록으로 들어갔다. 눈으로 보기에는 문민정부와 참여정부 정치세력이 하나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밑바닥을 보면 그렇지 않다.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때와 같이 조직은 없지만 다양한 시민대중의 열망이 '시민통합당'에 투영돼 있었다. 그 열망을 모아 나 같은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왔다.

다시 말하면, 민주통합당은 기존 문민정부, 참여정부 시절의 정치세력, 그리고 87년 이후 성장한 시민노동사회세력의 3자 연합 구도다. 그렇다면 3자 정립 구도에서 모든 대표성을 누가 가져야 할 것인가. 문민정부, 참여정부 사람인가? 아니면 새로운 세력의 사람인가. 국민은 당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하고 인적쇄신을 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민주당의 개혁은 호남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호남에서부터 개혁과 혁신이 일어나면 영남과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일어날 것이다. 인적 변화를 포함해 호남에서부터 민주통합당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자식이 크면 내보낼 줄 알아야 한다. 계속 끼고 살면 그 자식이 바보가 된다. 국민의 요구가 클 때 보내줘야지 못 보내면 고아가 된다. 이번에 개혁하지 못한다면 호남이 사랑했던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고아가 될 것이다. 그 위기감을 갖고 호남이 잘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 우연히도 나는 호남에서 자라 호남에서 평생 사회운동을 해 왔다. 호남의 아픔도, 한계도 잘 안다.

프레시안 : 예비경선에서 김기식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탈락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박원순으로 대표되는 시민사회 세력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시민후보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나?

이학영 : 현재의 상황은 기존 정치세력에게는 대격변이다. 정치권으로서는 대한민국 수립 이후 처음 맏는 대격변인 것이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이토록 무능력하게 외부 세력에게 개방한 적이 없다. 개방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감 때문에 개방을 하긴 했지만, 그 속에는 기득권에 대한 애착, 새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시민통합당 출신 주자 4명이 시민사회세력의 지지만으로 전부 다 컷오프를 통과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김기식 전 처장과 같은 사람이 차세대로 들어오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문성근은 '선거 승리'를, 이학영은 '선거 승리' 이후를 만들어갈 사람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100만 민란을 이끌었던 문성근 대표 역시 국민들에게는 이학영 후보와 똑같은 시민후보다. 두 사람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이학영 : 문성근 대표야 말로 2012년 반(反)한나라당 승리라는 국민의 요구를 '100만 민란'을 통해 제대로 수용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학영은 2012년 총선 대선 이후의 사회를 어떻게 구상하고 기획하고 실현해 나갈 것인가, 즉 미래비전을 요구 받는 사람이다. 단순히 반한나라당을 넘어 시민사회에서 평생 일한 경험을 정치에 반영해 대한민국을 내용 있게 바꿔 달라는 요구다. 같은 시민 후보이지만 차별성이 있다.

문성근과 이학영은 함께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주권정당, 정치혁명, 한국사회의 개혁은 불가능하다. 새 지도부에서 시민후보 출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일할 수 있도록 국민이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개혁이 가능하다.

당 대표가 되면 당 내부의 당 혁식으로 '청년 해적당'을 만들어 청년 비례대표 4명을 선출하겠다. 오프라인으로 당원들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SNS를 통해 온라인 당원들도 모집하겠다. 온라인 당원제를 통해 청년들을 많이 끌어들이고 이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4명의 비례대표를 뽑도록 만들겠다.

프레시안 : 현재까지 제주, 부산, 두 곳의 합동연설회를 마쳤다. 현장의 분위기나 당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학영 : 그 자리는 전통적 지지자들이 모이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낯선 문화에 생소했다. 그럼에도 진심으로 그들에게 호소했다. 이학영이 기존 정치인들만큼 기능적인 매끄러움은 없지만,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진정성과 간절함은 있다는 것이 전달됐다고 본다.

"문성근, 레이건 같은 대통령 될 수 있을 것"

프레시안 : 아직 시간이 많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함께 나온 후보들 가운데 이번 선거기간을 통해 재발견한 인물이 있다면?

이학영 : 문성근 후보는 대단한 대중정치인의 소질을 갖고 있다. 마치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대중의 사람을 받듯이 문 후보도 앞으로 충분히 대한민국 대통령도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舊) 민주당 출신 후보들보다 훨씬 강력한 파워를 가진 무기다. 박용진 후보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미래가 든든하다' 싶었다. 저런 사람이 잘 커서 대선 후보까지 나올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프레시안 : 민주당 출신의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이학영 : 민주당 출신은 워낙 캐릭터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 신선한 느낌은 없었다. 그래도 박지원 후보는 민주당을 지켜 온 든든함이 돋보인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남북관계와 평화에 관한 자기 확실을 가지고 있어 그 부분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한명숙 후보는 다양한 세력을 아우르는 어머니 같은 지도자다. 김부겸 후보는 영남에서 새 길을 개척하겠다고 하는데,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 그런 분들이 일정하게 역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강래 후보는 당의 안정화를 위해 기여할 사람이다.

그러나 2012년은 안정과 관리보다는 한국 사회를 꽉 누르고 있는 정치적 병목 현상을 풀어야 하는 시기이다. 그를 위해서는 기존 기득권 세력과 맞서 강하게 싸우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에게 회유되거나 매수당하지 않아야 한다. 19대 국회는 확실하게 자기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새 지도부가 중요하다. 과감한 개혁을 이뤄낼 사람이 아니면 또 쓸려 간다. 개혁도 없다. 어정쩡한 타협에 머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승리는 없다. 내년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적당히 이기는 수준을 면치 못한다.

"진보정당과 경쟁관계 아닌 동지적 관계 설정돼야 함께 이길 수 있다"

프레시안 : 민주통합당이 내년 총선에서 몇 석을 차지할 수 있을까?

이학영 : 최소한 150석은 바라봐야 한다. 그를 위해 현재 한나라당 정권이 굳게 지켜 온 한국 사회 강자들의 기득권 연합을 깨야 한다. 정치, 언론, 기업, 사회 등 곳곳에 뿌리 내린 기득권 연합을 부수지 못한다면 총선 승리도 없다.

프레시안 : 지금은 민주통합당 당원이지만 한때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진보대통합론자이기도 했다. 내년에 통합진보당과 선거연합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이학영 : 진보정당이 제대로 서야 한국 사회에 미래가 있다. 그를 위해서는 먼저 민주통합당이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선거연합도 그런 자세에서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진보정당을 경쟁상대로 설정하고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상호 동지적 관계가 설정되어야만 그 안에서 안정적으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51%를 넘기는 승리를 이룰 수 있다.

사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여러 파문을 일으켰음에도 (투표자의) 47% 득표율을 얻었다. 만일 4월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아름다운 선거 연대를 이루지 못한다면 필패다.

결국 진보정당과의 연합 또는 통합은 새 지도부의 중대한 과제가 된다. 지도부 가운데 누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민주당 출신이? 어렵다. 진보정치세력과 그동안 우호적 관계를 가져 온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면에서도 내가 적임자다. 나는 진보통합시민회의를 통해 진보대통합에 직접 참여해 왔다.

프레시안 : 최근 한미FTA, 론스타 국정조사, 미디어렙법 등 민주통합당이 당초 기대와 달리 정책적 측면에서는 '혁신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학영 : 지난해 12월 28일 합동연설회를 위해 제주에 갔을 때 강정마을을 찾았다. 서명숙 이사장과 올레길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올레길이 내포하는 세계관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을 위로하는 정치, 외부 개발보다는 내부로부터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정치 말이다. 그리고 강정마을에 가서 이장, 대책위원장, 문규현 신부 세 사람을 만났다. 그들이 나에게 강정마을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2012년 예산이 반영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나는 아직은 후보일 뿐이니 싸울 방법도 정치력도 없었다.

마침 다음날 최고위원회에 앞서 간담회가 열린다고 해 찾아갔다. 지도부에게 뜻을 전했다. 원혜영 공동대표가 강기정 협상단장에게 당론 차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해군기지) 설계비 예산은 '제로 베이스'로 됐다.

이 하나의 사례에서 보듯이 새 지도부가 서면, 해야 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을 구분해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해서는 안 될 것은 막고 나머지는 협상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의회 정치와 직접 참여정치를 복합시키는 새로운 정당 운동이다.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의 의회 대표, 지도부는 국민의 기대를 100% 무너트리고 있지만 가능성을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한만큼 얻을 수 있다.

"안철수 현상, 탈정당 직접참여의 의지 표현"

프레시안 : 대선 얘기를 좀 하자. 현재 유력한 여야 주자는 박근혜와 안철수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출마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력한 후보다. 안철수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학영 : 지난 5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이끌어 온 보수 한나라당과 민주주의를 대변한다고 해 온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다. 더 이상 당신들에게 정치를 믿고 맡길 수 없다, 당신들 정당을 지지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탈정치는 아니고 탈정당, 직접 참여의 의지가 담긴 적극적인 요구가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프레시안 : 하지만 안철수가 왜 하필 그런 요구를 흡입했을까. 안철수는 소위 말하는 '진보적 정치인'도 아니다.

이학영 : 국민들은 기성 정치 전체의 한계를 얘기하는 것이다. 보수는 정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임으로 확인됐고, 기존 민주당 세력은 확실한 사회 개혁 의지가 없는 어정쩡한 정치 세력으로, 진보는 문제제기는 세게 하지만 대안과 해결 능력이 없다는 평가는 받았다.

반면 안철수는 주장보다는 몸으로 직접 보여줬다. 대중에게 경제적 성공의 희망을 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매각 요구는 거절해 자존심을 지켰다. 또 자신이 가진 것을 독식하지 않고 사회에 내놓았다. 새로운 한국 사회의 표상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안철수를 밀겠다는 지지로 나오고 있다. 이제는 정치세력의 지도자들도 안철수와 똑같을 순 없어도 대중이 바라는 대로 자신을 헌신해야 한다. 가진 것을 대중에게 내놓고, 국민을 위해서는 강대국과도 맞설 수 있고, 정의로운 사람에 대한 요구의 표현이다.

"박원순의 민주통합당 입당? 국민들처럼 그는 아직 지켜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야당의 입장에서는 안철수라는 인물이 일종의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스스로 그만큼의 대중적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안철수를 영입하자니 자괴감도 들 것이다.

이학영 : 이번 지도부 경선에서 우리 당의 개혁과 혁신의 과정이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대중의 열망은 민주통합당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만큼은 아니어도 안철수로 대변되는 그 열망을 이 정당이 실현해 주겠구나라는 믿음을 주는 지도부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

안철수나 박원순과 같은 사람들이 '나도 저 당에 들어가 저 당의 대선후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정치인으로 지도부를 전부 채우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당으로 들어올까. 안철수가 들어올까. 아니라고 본다. 결국 민주통합당의 혁신이 문제다.

프레시안 : 박원순 시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는데 입당에 대한 박 시장의 생각은 무엇인가?

이학영 :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안 오신 것은 그 얘기 아닌가? 출범하던 날부터 같이 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과 똑같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은 당이 해야 한다. 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이 해야 한다. 국민은 경선단에 참여해 바꾸도록 압박해야 한다.

"박근혜가 쇼를 해 살려 놓은 한나라당이 국민을 도탄에 빠뜨렸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이 가벼운 상대가 아니라고 앞서 얘기했는데, 박근혜 비대위의 인적 구성 때문에 한나라당에 실망했던 중간층 유권자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박근혜 비대위가 보여준 쇄신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학영 : 한나라당은 기업으로부터 트럭으로 돈을 받아 선거를 치른 '차떼기' 정당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적 구성은 같다. 박근혜 위원장은 그때도 있었다. 천막당사를 만들어 다 죽어가는 한나라당을 살려 놨다. 그런데 그 한나라당이 다시 무엇을 했나. 나라를 파탄으로 내몰았다. 쌍용차에서 노동자들이 쫓겨났고, 4대강이 파헤쳐졌고, 용산에서는 세입자들이 공권력에 의해 비참하게 죽어갔다. 남북관계는 파탄 났다.

박근혜가 쇼를 해서 살린 한나라당이 국민을 도탄에 빠뜨렸다. 그런데 지금 다시 '쇼'를 하고 있다. 26세의 비대위원을 모셔놓고 쇄신을 해서 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쇄신을 통해 한나라당이 다시 살아난다면 그들은 또다시 강자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다. 결국 속임수다. 스스로 살아나기 위한 화장일 뿐이다. 쇄신 이전에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이명박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야 한다. 이제라도 그러지 말라고 막아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의) 한나라당이 미디어렙법에 반대하나? 4대강은? 아무 것도 바꾸지 않으면서 쇄신만 한다고 한다. 그것을 누가 믿나.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남은 선거 기간에 대한 각오가 있다면?

이학영 : 그동안 한국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시작은 해야 한다. 2012년에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내느냐 못 내느냐에 따라 시민정치혁명의 성공 뿐 아니라 우리 자손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새 꿈과 새 비전을 가진 정치세력의 대표로 반드시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입성해, 시민정치혁명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희망이 있는 나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꾼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얘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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