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방송 NBC는 지난 1일 트럼프-김영철 회동 당시 "백악관이 김정은의 '오른팔'(김영철 부위원장)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환영했다"며 "이번 (트럼프-김영철) 만남은 클린턴이 조명록을 만났을 때 보다 2배나 길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백악관에서 90여 분 대화를 나눴다.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이 백악관에서 약 45분 대화를 가졌던 것과 비교했을 때, 시간적인 측면만 보자면 2배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눈 셈이다.
방송은 "백악관은 오랜 기간 정보 책임자로 있었던 김영철 부위원장을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았고 미국에 적대적인 행위를 했다는 기록 때문에 재무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에게 우호적인 국가의 최고 외교관에게 행하는 의전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또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김영철 부위원장의 차 앞까지 안내했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눴고, 작별 인사를 하기 전에 잠시 멈춰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만남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지 않은 것도 북한에 대한 배려였다는 해석이 나왔다.
방송은 볼턴 보좌관이 빠진 이유와 관련해 백악관 내부에서는 "의도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현재 트럼프 정부가 외교에 주안점을 두면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과 북한이 좋은 관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방문했을 때 그가 탑승한 차량 앞까지 나와 배웅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영철에 대한 의전은 그가 미국을 떠날 때까지 계속됐다. 트럼프 정부는 3박 4일 간의 미국 일정을 마치고 2일 귀국길에 오른 김 부위원장이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경호와 의전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김영철 부위원장이 남한에 방문했을 때 그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며 통일대교에서 입국 저지 투쟁을 벌였던 자유한국당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면담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대체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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