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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초여름! 숲과 옛길과 푸른 바다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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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초여름! 숲과 옛길과 푸른 바다에 빠지다

2018년 6월 두발로학교는 <대관령옛길+허난설헌기념관+울울창창 금강송+동해바다>

6월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는 제66강으로, 대관령옛길을 걷습니다. 대관령(832m)은 영동과 영서지방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고개인데요. 영동과 영서라는 지역 구분은 물론 관동(關東)이라는 말도 이 고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대관령옛길을 따라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강릉으로 향했고, 송강 정철은 고개를 넘어와 <관동별곡>을 썼으며, 김홍도는 화폭에 대관령을 담기도 했습니다.

대관령옛길에는 4월부터 6월까지 다양한 야생화가 지천으로 깔려 야생화 탐방지로 좋고요. 고개 넘어 주막거리에 이르러 탁배기 한 잔 하는 즐거움과 흐르는 땀을 청정 계곡에 씻는 상쾌함도 누릴 수 있습니다. 대관령옛길을 넘은 후에는 허난설헌기념관에 들러 울창한 솔밭을 거닐다가 푸른 동해바다를 만나보겠습니다.

▲대관령 옛 주막터 근처의 시원한 계곡. 여름철 대관령옛길에서 가장 시원한 구간이다.Ⓒ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6월 16일(토)에 걷는 <대관령옛길+허난설헌기념관+울울창창 금강송+동해바다>에 대해 들어봅니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 손 잡고 넘던 길
대관령은 개마고원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위평탄면이다. 말 그대로 고도는 높은데 두루뭉술한 평지가 펼쳐진다. 수천만 년 전 지표면이 침식작용을 받아 평탄해졌다가 한세월이 지난 뒤 지각변동 때문에 낮은 땅이 솟아올랐다고 한다. 백두대간 능선이 흐르는 대관령을 기준으로 서쪽 일대는 고위평탄면이고, 동쪽은 경사면을 이루다 동해를 만난다. 이러한 지형적 특징으로 남한에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고 툭하면 폭설이 쏟아진다. 여기에다 심심찮게 몰아치는 강한 바람은 대관령 일대의 능선을 초원지대로 만들었다.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봉우리가 선자령이다. 선자령은 사계절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좋다.

대관령의 본래 이름은 대굴령이다. 아흔아홉 구비를 대굴대굴 굴러서 내려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강릉에 살던 율곡 이이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겨 떠나 굽이를 넘으며 힘들 때마다 곶감을 한 개씩 먹었는데 대관령을 다 넘고 보니 딱 한 개가 남았다 하여 대관령을 아흔아홉 굽이라고도 한다.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지던 옛 영동고속도로를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굴령이 한자 이름으로 바뀌면서 ‘대관령(大關嶺)’이 되었다.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는 유서 깊은 국사성황사. 이 주변이 온통 야생화 군락지다.Ⓒ진우석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는 국사성황사
출발점은 옛대관령휴게소다. 선자령도 양떼목장도 여기서 출발한다. 300m쯤 길을 따르면 ‘선자령 순환등산로 5.8㎞’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선자령은 이정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고 대관령옛길은 그대로 길을 따라 국사성황사 입구에 닿는다. 호젓한 숲길을 따르면 국사성황사가 나타난다.

고풍스러운 고목들이 가득한 국사성황사는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 서려있다.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는 유서 깊은 장소다. 음력 4월 보름이면 대관령산신당에서 김유신 장군을 모시는 산신제를 지내고, 같은 날 강릉단오제의 주신으로 굴산사를 창건한 신라 하대의 고승 범일국사인 대관령국사성황신에게 유교식 제례를 지낸다.

국사성황사 일대의 숲이 대관령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다. 설렁설렁 돌아다니면서 야생화를 찾아본다. 꼭 혓바닥을 내민 것처럼 보이는 벌깨덩굴이 많고, 노란색 꽃잎이 탐스러운 피나물은 나무 밑동에서 반짝인다. 능선으로 가는 길에는 큰 잎에 작은 흰 꽃이 매력적인 박새, 은은한 보랏빛이 예쁜 쥐오줌풀도 보인다.

▲옛길은 경사진 산허리에 S자를 그리면서 에둘러 간다.Ⓒ진우석

푸른 동해 찰랑거리는 반정
능선에 닿으면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거대한 철탑이 보인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오르면 선자령에 닿고, 대관령옛길은 이정표를 따라 강릉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아쉽지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휘파람이 절로 나는 길은 미지의 세계로 나를 데려가 줄 것만 같다. 길은 경사면을 크게 S자를 그리면서 선허리를 부드럽게 휘감는다. 이것이 오래된 옛길을 공통된 특징이다. 숲길이 끝나면서 갑자기 아스팔트가 보여 어리둥절한데, 여기가 대관령옛길의 절반쯤 되는 반정이다. 도로는 옛 영동고속도로다. 정자 앞에서는 아스라이 강릉 시내가 펼쳐지고, 푸른 동해바다가 찰랑거린다.

▲주막터를 지나면 ‘옛길주막’이란 이름을 단 식당이 운영되어 명맥을 잇고 있다.Ⓒ진우석

옛이야기 속삭이는 주막터와 원울이재
‘대관령옛길’ 글씨가 써진 거대한 비석 옆으로 길은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한동안 이어지는 급경사가 부드러워지면 졸졸 시냇물 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옛 주막터 자리에는 귀틀집을 복원해 놓았다. 인적이 뜸해 쓸쓸해 보인다. 예전에는 대관령을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을 것이다. 주막터를 지나면 ‘옛길주막’이란 이름을 단 식당이 운영되어 명맥을 잇고 있다. 식당 앞의 넓은 계곡에는 커다란 징검다리가 명물이다. 징검다리 옆에서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그자 서늘한 한기가 올라온다.

다시 길을 나서면 어흘리 삼거리가 나온다. 바우길 2코스는 왼쪽, 오른쪽이 대관령옛길이다. 따라서 대관령옛길을 오롯이 걷고 싶다면 오른쪽을 택한다. 호젓한 숲길을 내려서면 ‘원울이재’ 안내판을 만난다. 조선시대 강릉으로 부임하던 원님이 대관령을 넘으면서 두 번 울었다는 고개다. 강릉으로 오던 길에는 한양에서 먼 곳으로 부임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울었고, 임기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강릉 사람들의 인정을 잊지 못해 울었다고 한다. 원울이재를 내려오면 대관령박물관을 만나면서 걷기가 마무리된다.

▲원울이재에서 대관령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숲길Ⓒ진우석

허난설헌기념관의 울창한 솔밭
대관령박물관에서 차로 25분쯤 가면 경포호 동쪽 초당동 울창한 금강송 군락에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이 자리한다. 허균은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인물이지만, 그의 누이 허난설헌은 비운의 천재로 뒤늦게 알려졌다. 난설헌은 시대를 잘못 만나 재능을 피우지 못하고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의 시는 명나라 시인 주지번이 중국에서 간행한 <난설헌집>으로 격찬을 받았고, 일본에서도 널리 애송되었다. 기념관 옆에 울창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있다. 시원한 솔밭을 통과하면 경포호를 지나고, 경호해변에서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

▲허균과 허난설현의 아버지 허엽의 시비. 뒤로 그윽한 금강송 군락지가 펼쳐진다.Ⓒ진우석

두발로학교가 6월 16일(토) 걷는 제66강 <대관령옛길+허난설헌기념관+울울창창 금강송+동해바다>의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07:00 서울 출발(출발 시각 엄수합니다. 행락철의 교통체증과 중간탑승자의 불편을 고려하여 정시 출발하니 시간 꼭 지켜주세요^^ 06시 50분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의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두발로학교> 버스(온누리여행사)에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66강 여는 모임
-옛대관령휴게소 도착
-대관령옛길 트레킹1(주차장~국사성황사~반정~옛길주막 약 7㎞. 3시간 소요)
-점심식사 겸 뒤풀이(옛길주막)
-대관령옛길 트레킹2(옛길주막~대관령박물관 1.5㎞. 40분 소요)
-허난설헌기념관으로 버스 이동
-기념관 탐방 및 산책 (허난설헌기념관~경포호~경포해변 2㎞. 1시간 소요)
17:00 서울 출발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가 축소‧변경될 수 있습니다.

▲<대관령옛길+허난설헌기념관+울울창창 금강송+동해바다> 걷기 지도ⓒ두발로학교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벼운 등산복·배낭·등산화(풀숲에선 필히 긴 바지), 스틱, 무릎보호대, 모자, 식수, 선글라스, 윈드재킷, 우비, 따뜻한 여벌옷, 자외선차단제,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함).
*환경 살리기의 작은 동행, 내 컵을 준비합시다(일회용 컵 사용 가급적 줄이기)^^

<참가신청 안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인문학습원'을 검색해 홈페이지로 들어오세요. 유사 '인문학습원'들이 있으니 검색에 착오없으시기 바라며, 반드시 인문학습원(huschool)을 확인하세요(기사에 전화번호, 웹주소, 참가비, 링크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리 하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에서 '학교소개'로 들어와 '두발로학교'를 찾으시면 6월 기사 뒷부분에 상세한 참가신청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인문학습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참가하실 수 있는 여러 학교와 해외캠프들에 관한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회원 가입하시고 메일 주소 남기시면 각 학교 개강과 해외캠프 프로그램 정보를 바로바로 배달해드립니다^^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두발로학교]
진우석 교장선생님은 저명한 여행가이자 여행작가이십니다. 스스로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라 하며 ‘걷기 달인’, ‘길의 탐미주의자’로 통합니다. 히말라야, 카라코람, 알프스, 백두대간 등 국내외 굵직한 트레일을 걸었으며, <서울신문>에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 연재를 시작으로 국내외 ‘날 것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으로 있으며, 삼성 SERICEO‧여행작가학교 등에서 여행강사로 활동합니다.

두발로학교를 여는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의 시대입니다. 여기저기 걷기 코스의 명소들이 생겨나고 <걷기 동호회>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도 고유의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동안 잊었던 <걷기의 가치>를 되살리고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直立步行) 이후 걷기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최소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걸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걷기가 새삼스럽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길>에서 이처럼 종교적 진리나 철학적 깨달음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고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며 생각할 수 있고, 미지(未知)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말이다. 몸과 마음이 고장 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경제적이고 신체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택한 것이 <걷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목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걷기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걷기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미와 기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함께 찾으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 <새로운 경관> <자연을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세 가지가 아닐까요.

<두발로학교>는 <아름다운 길 걷기> 전문학교입니다. <두발로학교>에서 세 마리 ‘토끼몰이’를 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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