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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자들, 재건축 부담금 내기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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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자들, 재건축 부담금 내기도 아깝다?

[기고] 공공이 기여한 개발 이익, 소유주가 독식하겠다고?

부동산 시장 관련 뉴스들을 살펴보다 눈길을 끄는 뉴스들이 있었다. 그 중의 하나는 <뉴스 1>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조합 및 추진위원회들의 연합단체인 '서울, 미래도시 재개발-재건축 시민연대(이하 서미연)'가 출범한다는 기사다.(관련기사 : 서울 재개발·재건축 조합 뭉친다…"35층 제한·환수제 반대") 서미연은 선거국면을 활용해 일반주거지역의 35층 층수 제한을 풀고, 용적률 300% 제한과 과도한 기부채납 비율 등 사업성을 악화시키는 기준의 완화를 요구하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폐지 주장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한다.

재건축부담금 내느니 차라리 1대 1 재건축을 하거나 건축비를 최대한 올리겠다?

내 눈길을 끈 또 다른 기사는 〈연합뉴스〉의 '"부담금 충격, 내부 갈등 확산"…강남 재건축 사업 곳곳 삐걱'(관련기사 바로보기)이라는 기사다. 이 기사에 따르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때문에 강남 재건축 사업이 휘청거리고 있는데, 부담금 때문에 조합 내부간 갈등이 심해져 재건축 추진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는 단지가 나오고, 사업 일정을 지연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의 기사의 압권은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강남구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3구역 등 일부 단지는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분이 없는 '1대 1' 재건축을 검토하고 있다. 조합의 일반수입을 줄여 부담금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1대 1 재건축은 일반분양을 통한 수입이 없다 보니 막대한 건축비를 조합원들이 다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강남권 고급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 부담금을 안 내려다 조합원들의 건축비 부담액이 더 많아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며 "이미 현재 용적률이 높아 어쩔 수 없이 1대 1 재건축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1대 1 재건축을 선택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값비싼 외산 자재와 마감재, 특화설계 등을 동원해 개발비용(건축비)을 늘려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 비용을 모두 순수한 '개발비용'으로 인정해 부담금에서 빼줄지는 미지수다.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심의를 할 때도 정부는 비싼 자재나 특화설계를 추가 가산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정부가 재건축 사업에서는 이 비용을 부담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 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부담금을 최대한 적게 내려고 일반 분양분을 없애는 1 대 1 재건축을 검토하는 단지가 나오고, 초고급 재건축을 통해 건축비를 올리고 그로 인해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겠다는 방안이 나온다는 뉴스를 접하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부담금을 기쁘게 내는 건 민주공화국 시민의 의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을 내는 게 그토록 억울한 분들을 위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취지, 성격, 설계 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2006년 만들어졌는데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 중 초과이익을 공공이 소유주와 나누는 기능을 할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다. 이 사실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부과되는 재건축부담금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재건축부담금이 산출되는 공식은 '[종료시점 주택가액-(개시시점 주택가액+정상주택가격상승분 총액+개발비용)]×부과율=재건축부담금'이다. 여기서 개시시점 주택가액이란 개시시점의 공시주택가격 총액에 공시기준일부터 개시시점까지의 정상주택가격상승분을 반영한 금액을, 정상주택가격상승분이란 개시시점 주택가액에 정기예금이자율 또는 평균주택가격 상승률 중 높은 비율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개발비용이란 공사비, 설계감리비, 제세공과금, 조합운영비 등 조합운영 및 주택건설 전반에 소요된 비용을, 종료시점 주택가액은 조합원 분양가격(준공시점 공시가격), 일반분양분 주택가격, 소형주택인수가격을 합산한 금액을, 부과율은 조합원 평균이익에 따라 구간별로 0~50%까지 누진적용(조합원 1인당 3000만 원까지 면제)되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의미 있는 부담금을 납부할 단지들은 대부분 강남에 위치한다. 연초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강남 4구 15개 단지의 조합원 당 평균 부담금 금액이 4억3900만 원인데 비해 비강남권 5개 단지의 조합원 당 평균 부담금이 1억4700만 원에 불과하니 말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초과이익 규모가 다른 지역 보다 압도적인 건 강남의 교통, 교육, 경제, 문화 인프라가 단연 우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남의 우월한 인프라는 전부 공공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공공이 만든 인프라로 인해 발생한 재건축개발이익 중 초과이익을 공공과 소유주가 분점하는 건 지극히 정당하다.

국토부 시뮬레이션 중 강남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을 경악케 한 극단적 케이스를 예로 들어보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이 조합원당 최고 8억4000만 원이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재건축초과이익이 17억 원도 넘을 것이다. 부담금을 내도 10억 원 가까이 남는 것이다. 재건축조합원이 기여한 것이라곤 거의 없는 재건축초과이익이 엄청나게 발생했고, 이를 만든 공공이 그 중 일부를 환수해 공익에 사용하겠다는데 억울해 하거나 삿대질을 할 일이 결코 아니다.

게다가 재건축부담금은 해당 재건축주택을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 중 일부로 납부할 수도 있고, 해당 주택을 담보로 한 후 대출을 통한 납부를 포함해 신용·직불카드 등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 재건축부담금을 납부할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는 뜻이다.

재건축부담금을 납부할 기회를 얻은 시민들은 기쁜 마음으로 부담금을 내시라. 그게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다. 대한민국에는 재건축부담금을 내면 소원이 없겠다는 시민들이 차고 넘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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