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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지원 '찰떡 궁합' 틀어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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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지원 '찰떡 궁합' 틀어진 까닭은

박지원 "손학규와 결별"…11일 전당대회는 어디로?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손 대표의 여의도 복귀 이후 '찰떡 궁합'을 자랑해 왔던 두 사람의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야권통합이었다. 손 대표가 추진하는 야권통합을 놓고 의견차를 보이며 대립해 온 두 사람이 끝내 갈라선 것은 민주당 통합협상위원회의 협상안 의결이 계기가 됐다. 박 전 대표는 "손 대표가 어떤 경우에도 합의로 처리한다"는 약속을 먼저 깼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의 '이별 통보'에 앞서 민주당은 통합협상위 회의를 통해 혁신과통합이 주축으로 있는 시민통합당과의 통합 협상안을 다수결로 의결했다. 박 전 대표는 오전 열린 의원총회 이후 손 대표를 만나 서운함과 함께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박지원 "마음 비우고 나의 길 가겠다"

▲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표의 결별 선언의 원인은 배신감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손 대표가 신뢰를 져버렸다"고 설명한다.

가장 큰 이유는 통합협상위원회의 의결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지난 11월 27일 손 대표를 만나 전당대회에 관한 내용은 반드시 합의처리한다는 것을 합의했는데 협상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합의처리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전에 흘러 나온 협상안에 대한 지도부의 '모르쇠'도 박 전 대표의 배신감에 한 몫을 했다. 문성근 혁신과통합 상임대표가 5일 한 언론을 통해 밝힌 지도부 경선 규칙 합의 내용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따져 묻자 손 대표 등 지도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었다.

그러나 바로 하루 뒤인 7일 나온 양측의 합의안을 보면 대의원 투표와 시민참여경선의 비율만 20% : 80% 에서 30% : 70%로 바뀌었을 뿐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시민참여경선 자체를 반대하는 박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사실이면서 지도부가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오늘 손 대표와의 오찬에서 이런 것을 지적하면서 결별하기로 했다"며 "손 대표는 이제 12월 11일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수임기구를 통해 민주당을 살리고 민주당원을 지켜주는 통합을 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모든 중요한 결정은 박지원과 의논한다"더니…

이로써 손학규-박지원의 오랜 협력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 손 대표는 지난해 10월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박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손학규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손 대표는 중요한 결정은 모두 박지원 의원과 상의해서 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올 만큼 두 사람은 밀착된 관계를 유지했었다.

박지원 대표 측도 이런 공조를 부인하지 않았었다. 박 전 대표 측은 "손 대표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박 전 원내대표와 통화를 한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야권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둘 사이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손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 과정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절차를 비롯한 여러 원칙을 거론하며 문제제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단독 회동을 하면서 합의점 마련을 위해 부심했다. '원샷 전당대회' 대신 민주당의 해산 및 통합결의를 위한 전당대회를 열고 다시 통합전당대회를 여는 방식의 절충점을 찾아낸 것도 두 사람의 회동 결과였다.

"양쪽에서 욕 먹으면서 협력해 왔는데…마음 비우고 전당대회 결정 따르겠다"

통합의 경로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대화를 이어 왔던 두 사람이 '마이 웨이'를 선언함에 따라 11일 민주당 전당대회의 무난한 '통합 결의'는 한층 어려워졌다. "마음을 비우고 나의 길을 가기로 했다. 나의 길을 가겠다는 것은 전당대회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이라는 박 전 대표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말에 대해 "말 그대로 당원들의 뜻을 물어 결정된 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원들이 지도부의 협상안에 동의하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미도 되지만, 전당대회의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혹은 반대파의 실력 행사를 자제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본인 스스로도 지도부의 통합안에 반대했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더 강경한 일부 원외 위원장들과 손 대표 사이에서 일종의 소통 창구를 자임해 왔다. 그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독자 지도부 선출 주장을 양보하면서 원외 위원장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표도 밀실 야합에 동참하는 것이냐"는 비난도 쏟아졌었다.

박 전 대표 측은 "그동안 통합파는 물론이고 단독 전대파로부터도 욕을 먹으면서도 당을 살리고 당원을 보듬어 안기 위해 노력하면서 손 대표에 협력해 왔는데 손 대표가 이렇게 신뢰를 무너트릴 수 있냐"고 하소연했다.

손학규-박지원의 결별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좋지 않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한 이유다. 물리적인 충돌까지는 아니어도, 지도부가 꺼려 온 통합안에 대한 표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다소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개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지도부 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할 경우 개회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근거다.

민주당은 8일 지역 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전당대회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표가 "마음을 비우고 따르겠다"는 전당대회 결정은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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