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파문 이후 기존 논현동 자택으로 가닥잡는가 했던 이명박 대통령 퇴임 후 사저 위치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8일 <한겨레>는 '대통령 퇴임 후 사저가 강북이나 경기도로 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들 역시 "그런 것도 고려 중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논현동 기존 자택으로 가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지만 경호시설 부지 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제3의 지역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있다는 것.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통령 사저 경호시설 부지매입비 40억 원과 경호시설 건축비로 27억 원 등 모두 67억 원을 추가로 배정하는 예산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예산안은 '논현동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다.
지난 해 예산 역시 '논현동 기준'으로 배정됐지만 청와대 경호처는 42억 원을 들여 내곡동에 땅을 샀었다.
청와대는 구체적 후보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고민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은 상징성과 명분을 갖춘 곳이었지만 지금 청와대는 "경호가 용이한 곳을 찾아본다"는 대전제하에서 사저 부지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어느 곳을 가던지 간데 명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대변인은 "논현동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 측은 "논현동을 최우선순위로 보지만 여러 어려움도 고려해 실무적으로 접근 중인 것이다"고 열어뒀다.
한편 청와대는 42억 원이 들어간 내곡동 사저 경호시설 터는 기획재정부로 관리 전환한 뒤 매각하거나 국유지로 편입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런데 11억2000만 원의 이 대통령 일가 돈이 들어간 아들 시형 씨 명의 땅이 어떻게 될 지는 미지수다.
용처가 없어졌기 때문에 시형 씨 명의 땅도 처분해야 하지만, 경호처 명의 땅과 필지 등이 얽혀있기 때문에 분리 처분이 쉽지 않은 것. 만약 정부가 이 땅까지 떠맡을 경우 논란은 더 거세질 수 있다. 또 친분이 있는 사람의 '호의적 거래'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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