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입성한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텃밭인 경남 양산에서 정치 신인 민주당 송인배 후보에게 불과 4% 차이로 신승을 거둔 박희태 전 대표는 당선 축하 소감에서 "아주 빛나는 승리"라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박 전 대표는 30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10.28 재보선 당선 축하식'에서 "이번 선거는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이 빛난 선거였고, 우리 여당과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많이 회복돼고 상승무드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트렌드가 문제다. 지금 우리가 자꾸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간다면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이번 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보선에서 여당이 승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가 다섯 군데 중에서 두 군데 밖에 승리하지 못했지만 저는 아주 빛나는 승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이어 "이런 (빛나는) 승리는 최근에 한 적이 없다. 제가 대표를 할 때는 5대0..."까지 말하자 좌중에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경제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런 약속으로 정권을 획득했고, 지금 마침 경제에 봄이 오고 있다"며 "더 열심히해서 경제 활짝 펴게 해서 서민들 주름살 펴계하고, 젊은이들에게 직장을 주는 게 가장 큰 책무다. 신명을 바쳐 일하고 평당원으로써 당에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정몽준 대표가 양산의 숙원인 지하철을 해주겠다고 했고, 양산을 자신의 지역구처럼 여기고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했다. 양산은 지역구 의원이 한사람이 아니라 170명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선축하식에는 박 전 대표가 대표를 지내던 시절 당직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6선의 박 전 대표는 다선 우선 원칙에 따라 18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으로 유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몽준 대표는 권성동 당선자를 격려하며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더라"며 "개표 방송을 보니 '민주당 후보가 없는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이긴 선거'라고 하던데 민주당 후보가 있었고,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한 뒤 민주당 후보가 열심히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빛나는 승리"라고? 윤여준 "박희태 사실상 진 것"
한나라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지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에 출연해 "(박희태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보면 사실상 진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나라당에 대해 국민이 신뢰와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또 "한나라당이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는데 아주 고정된 레토릭이다"라며 "그런데 겸허히 수용을 진작에 했으면 이런 결과가 안 나왔을 텐데, 말은 그렇게 하고 겸허히 수용을 안 했기 때문에 늘 겸허히 수용한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얼마나 뼈저린 성찰을 하는지는 전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국회 과반 의석의 정당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국민은 부정적 평가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에 일부 보궐 선거지만 국민의 그런 정서와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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