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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發 '재팬 패싱', 왜 일본만 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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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發 '재팬 패싱', 왜 일본만 뺐나?

납북자 갈등 수면 위로...북일관계 정상화 험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를 뒤바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일본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세상만사는 결코 일본의 욕망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또 다시 꺼내들고 여론화하려는 것은 국제사회가 일치하게 환영하고 있는 조선반도 평화 기류를 막아보려는 치졸하고 어리석은 추태"라고 했다.

통신은 "수상 아베를 비롯한 일본 정계 인물들은 납치문제를 가지고 또 다시 악담질을 해대고 있다"며 "가토 가쓰노부 납치문제 담당상은 '납치는 테러와 같은 행위'라며 우리를 걸고 들었다"고 했다.

통신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암둔한 정치 시야로 스스로 소외하고 있는 것이 아베 정권"이라며 "역사적인 전환 국면에서 저들의 불미스러운 과거를 말끔히 청산할 각오를 가지지 못했다면 그 누구도 납득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북일 관계 정상화의 선결 조건으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내세운 데 대해 '과거사 청산'으로 맞대응 한 것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11일 <후지TV>에 출연해 "앞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올바른 길을 걷는 데는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 한국과만 정상회담을 하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그냥 만나서 한번 얘기해보면 좋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정상회담을 하면 납치자 문제 해결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그동안 북한과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은 대가를 주는 타이밍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북한과 일본 사이에 해묵은 갈등이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납북자는 17명이다. 반면 북한은 13명만 납북자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 중 8명은 숨졌고 5명은 이미 일본에 송환돼 남아있는 납북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베 총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납북자 문제를 북한에 제기해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해왔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납북자 문제에 대한 협력을 다시 한 번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비핵화 협상과 다소 동떨어진 의제인 데다 아베 총리가 위기에 몰린 국내 정치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이 문제를 의도적으로 이슈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에 대한 북한의 불편한 심기는 오는 23~25일로 예고된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 조치 현장에 일본 언론을 초청하지 않은 대목에서 보다 분명졌다.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영국 언론인을 초청하면서도 한반도 주변국 가운데 일본만 배제한 것이다.

북한은 외무성 결정사항을 공보하며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기자단 취재 활동을 위해 베이징~원산 항로를 이용해 전용기가 운행할 수 있도록 영공 개방, 원산에 숙소와 기자센터 설치, 특별 전용열차 편성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는 등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3일 북한이 일본을 초청하지 않은 데 대해 "북한의 선택이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아직 일본과는 공식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과 연관있는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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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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