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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식, 업무상 배임도 '무혐의'…증폭되는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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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신대식, 업무상 배임도 '무혐의'…증폭되는 의혹들

[단독] 대우조선 비자금 조성 의혹 불거지나?

대우조선해양(남상태 사장)의 부당 거래 의혹 등을 제기한 뒤, '업무상 배임' 등의 이유로 사실상 해고당한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형사 고소 사건에 대해 검찰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제8부는 지난 10일 신 전 실장의 업무상 배임 사건을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냈다.

<프레시안>이 입수한 서울중앙지검의 '불기소결정서'에 따르면 검찰은 "피의자(신대식)가 고소인 회사에 근무할 당시의 직책이나 법인카드의 각 사용처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가 업무와 관련없이 또는 업무와 관련된 일에 대하여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며 "고소인 회사가 임원들에 대하여 카드 사용을 문제삼아 징계를 한 사실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피의자의 고소인 회사(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배임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 전 실장의 해고 무효 소송에서 지난달 27일 대법원이 "(대우조선해양의) 징계사유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결해, 사실상 해고가 부당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데 이어 회사가 신 전 실장을 상대로 형사 고소한 '배임' 부분도 혐의 없음으로 판명난 것이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이 왜 감사실을 폐지하고 감사실장으로 재직중이던 신 전 실장을 무리하게 해고를 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지난해 이재오 의원의 특임장관 청문회에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한 신대식 전 감사실장. 신 전 실장이 해고당한 직후 공교롭게도 대우조선해양에는 이 의원의 측근 인사 등이 경영 고문으로 '취업'을 했다. 맨 왼쪽이 이 전 장관 측근이자 대우조선해양 경영고문으로 근무했던 오동섭 전 고문. 현재는 고문직을 그만 뒀다. 맨 오른쪽이 신대식 전 감사실장. ⓒ뉴시스

검찰도 '업무상 배임' 아니다 결론…결국 '부당 해고'

산업은행 출신인 신 전 실장은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이 투여(2001년 2월)된 이후인 2006년 5월 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으로 입사를 했다. 이후 신 전 실장은 대우조선해양이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관련 회사와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했었다.

그러던 지난 2008년 9월 3일 회사는 갑자기 감사실을 폐지하며 신 전 실장을 대기발령 했다. 다음 달인 10월 20일에는 신 전 실장이 카드비 등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그를 사실상 해고했다. 그해 11월 신 전 실장은 회사를 상대로 "징계 해고는 부당하다"며 위자료 등 청구 소송을 낸다. 신 전 실장은 자신의 해고와 관련해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신 전 실장이 해고된 직후 대우조선해양에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측근 및 '영포라인' 인사들이 경영고문으로 대거 영입됐다.

감사실을 폐지한 다음해인 2009년 3월 남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사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현재도 감사실이 축소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감사실 폐지와 관련된 논란도 있다. 감사위원회는 상법 제415조의 2(감사위원회), 증권거래법 제191조의 17(감사위원회) 및 정관 제49조(감사위원회의 구성)에 의거 설치된 법률상 조직이다. 감사실은 '감사위원회 산하(전속) 조직'이므로 폐지 권한은 당연히 감사위원회에 있다. 그러나 회사는 감사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감사위원회 산하조직'인 감사실을 조직개편 등의 명목으로 폐지했다. 신 전 실장은 감사실장으로 사실상 감사실 간사에 해당한다.

해고 무효 소송과 관련해 2009년 12월 1심에서 신 전 실장은 패소했다. 그러나 지난 4월 2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고 신 전 실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징계 해고는 무효'라며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11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신 전 실장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결국 신 전 실장 해고와 관련된 소송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줄줄이 패하게 된 것이다.

'조선업계 빅3' 거대 기업, 부당 해고한 개인에 제기한 소송만 4건

여기에서 의문점이 생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8년 신 전 실장을 해고할 당시 신 전 실장을 업무상 배임으로 고소하지 않았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나 지난 후인 지난해 11월 23일, 왜 신 전 실장을 고소하기로 결정했을까?

지난해 11월 1일에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남상태 사장 연임 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연관돼 있다고 주장을 했다. 선후 관계를 보면, 의혹 제기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2년이나 묵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들춰내 갑자기 신 전 실장을 고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신 전 실장에게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건만 총 4 건이었다.(형사 고소 2건, 민사 손해 배상 소송 2건) 조선업계 빅3에 해당하는 거대 회사가 일개 개인에 대해 무차별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사건 진행 상황도 수상한 점이 있다. 업무상 배임 관련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이 진행했다. 관련해 신 전 실장은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1회, 중앙지검에서 3회에 걸쳐 피의자신문을 받았는데, 중앙지검은 갑자기 이 사건을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내려보냈다. 신 전 실장의 주소지가 서울 동작구고, 고소 내용도 서울 인근에서 사용한 법인카드에 관한 내용임을 감안할 때 타관송치 처분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결국 지난 7월 28일 이 사건은 통영지청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타관이송됐다. 검찰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일처리를 했을까.

검찰이 사건을 대우조선해양 본사가 있는 통영으로 내려보냈는데, 통영지청이 이를 거부해 다시 서울로 이송이 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결국 무혐의로 결론날 이 사건을 중앙지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정치적인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자금 세탁 의혹 관심

남 사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6년 '준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지난 2009년, 대대적인 공기업 물갈이 과정에서 남 사장은 연임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남 사장은 내년인 2012년 3년 임기가 끝난다. 일각에서는 3연임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남 사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 남 사장이 이 정부에서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부각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남 사장 연임 과정에서 숱한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검찰이 남 사장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남 사장 측의 석연치 않은 금품수수 사실을 발견하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었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인터렉스메가라인과 HX메가라인을 설립해 8년치 물량을 몰아줘 자금 세탁을 했다는 것을 검찰이 포착했지만 아무 조사도 하지 않고 덮었다"는 강기정 의원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프레시안> 취재 결과 '인터렉스메가라인'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여부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이 이례적으로 대응 방안 등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나는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권 실세'들과 돈독한 관계로 알려진 남 사장 관련 의혹이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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