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00여 개체 중 화천에 1000여 개체 군락 형성
우리나라에서 가장 진귀한 식물로 꼽히는 광릉요강꽃(Cypripedium japonicum Thunberg)이 강원 화천의 오지마을인 비수구미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국내 최대 광릉요강꽃 군락지로 알려진 화천읍 동촌2리 비수구미 마을에서 이달 초부터 광릉요강꽃이 잇따라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000여 촉의 광릉요강꽃이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중 약 700여 촉이 꽃을 피웠다.
국내 광릉요강꽃의 전체 개체 수가 2000여 촉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중 절반이 화천에서 터를 잡고 있는 셈이다.
이 곳의 광릉요강꽃은 1989년 평화의 댐 1단계 공사장 진입로 인근에서 주민인 장윤일(75)씨에 의해 발견됐다.
1촉에 불과하던 광릉요강꽃은 장씨의 정성스러운 보호 아래 뿌리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불려 오늘날에 이르렀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약 100촉이 늘어났다.
워낙 예민해 옮겨 심으면 대부분 죽고 마는 광릉요강꽃 특성을 감안할 때 학자들 사이에서도 비수구미 군락은 연구 대상으로 꼽히는 이례적 사례다.
광릉요강꽃은 난초과의 낙엽성 다년생 식물로 큰복주머니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1931년 경기도 광릉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좀처럼 야생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증식도 어려워 국립수목원은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광릉요강꽃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1급으로도 지정돼 있다.
지난 2012년에는 화천의 군락지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일부 개체가 불법채취되는 등 몸살을 겪었다.
평화의 댐 인근 천혜의 자연 환경이 간직된 비수구미에는 5월 들어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복주머니란을 비롯해 금낭화 등 갖가지 야생화까지 만나볼 수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10일 “오는 22일은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이라며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데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멸종위기종을 불법으로 포획하거나 채취하다 적발되면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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