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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서울-신의주-중국 잇는 철도 사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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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서울-신의주-중국 잇는 철도 사업 가능"

"北에 일방 요구만 말고 체제·경제 보장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향후 북한 비핵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보상, 이른바 '당근'을 확실히 제시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비핵화에 "상응하는 피드백"에 대해 국제사회가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9일 문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양국 간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양국 정상은 특히 북한에 대해 일방적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행할 경우 체제 보장과 경제개발 지원 등 밝은 미래를 보장해 주는 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양국 정상은 북한의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신의주-중국을 잇는 철도 건설 사업이 검토될 수 있으며, 한중 양국 간의 조사연구 사업이 선행될 수 있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고 구체적 경협 사업에 대해서도 한중 정상 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접근에는 중국이 더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회담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피드백을 (북한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이는 북한이 중국·한국을 메신저로 삼아 워싱턴에 보내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리 총리가 말한 '북한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에 대해 "핵실험장 폐기 등 북한은 나름 본인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의 피드백'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북한이 성의를 보이는 것에 대한, 미국 쪽에 대한 여러 가지 요구들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같은 '보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이야기"라며 "'비핵화가 이뤄진다면'이라는 전제가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리 총리의 발언이 지금 단계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등의 의미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 전날, 중국은 북한과도 비핵화 관련 대화를 나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전날 전격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 조선노동당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제시한 데 대해 지지"를 보냈으며 "중국은 한반도 정세의 발전과 변화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취한 중대한 결단과 조치들을 높이 평가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이날 전했다.

전날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위해 "단계별 동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관련 기사 : 세기의 회담 '마지막 고빗길'...北은 '성의'를 보일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인 '단계적·동시적 조치'라는 말 자체가 지난 3월 28일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의 북중 정상회담 당시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文 "남북회담 성공, 전적으로 中 지지 덕분"…李 "한반도 비핵화 함께 추진"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한 것은 전적으로 중국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중국을 치켜세우거나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중국 쪽에서 많은 지지와 협력을 해준 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하는 등 이른바 '차이나 패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저와 시진핑 주석, 리 총리의 전략적 소통이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뒷받침했다"며 "앞으로도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지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리 총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데 대해 축하 인사를 드린다"며 "중국은 한반도 정세 완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대통령 본인의 노고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 측은 한국과 함께 양자관계에서 건전하고 안전한 관계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며 "한국 측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중국공산당 외교부장의 지난 2~3일 방북 결과 등 최근 북중 간 교류 동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정상, 오는 6월 미세먼지 공동 대응 '환경협력센터' 출범 환영

문 대통령은 "오늘 한중일 정상회의가 아주 성공적으로 잘 마쳐져서 기쁘다"며 "중국이 차기 의장국을 맡은 다음 회의도 조기 개최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주 기대가 크고, 이번을 계기로 한중일 회의가 정례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안보 사안 외에 한중관계 발전과 환경 문제 공조 등도 함께 논의됐다. 청와대는 "두 정상은 양국 국민들의 공통 관심사인 미세먼지 대응 등 환경 협력을 총괄하게 될 '한중 환경협력센터'의 내달 출범을 환영하고, 미세먼지 대응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중 환경협력센터는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6.23~24, 중국) 계기에 출범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와 관련해 "한중 양국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미세먼지 문제고, 이 문제는 양국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양 정부가 진지하게 걱정하고 함께 협력하는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리 총리는 "미세먼지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며 그 이유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한국과 함께 연구하고,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한국 단체관광 제한 해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롯데마트 매각 및 롯데월드 프로젝트 조속 재개 등 지난해 중국 측에 요청한 사안이 하나둘씩 해결되고 있다며 사의를 표하고 "좀더, 보다 빠르고 활력있게 진전되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 내 위치한 한국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에 중국 정부가 관심과 지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고, 리 총리는 적극 협력하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리커창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드(THAAD)'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께서 미세먼지 해결책, 여행객 제재 해제 등을 재차 요청하는 과정에서 리 총리도 한마디 언급하고 넘어갔고, 심각한 논의가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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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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