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선거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28일 저녁, 높은 투표율 등으로 한나라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비켜가지 않았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초반 낙관적 분위기를 보였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표정에서 당혹감이 묻어났다.
정몽준 대표는 개표 초반 "국민들이 생업에 바쁘신데 이정도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이정도 투표율이면 국민들 의사의 대표성을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장광근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인 트렌드는 (한나라당이) 앞선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2:3으로 질 것 같다", "1:4로 질 것 같다"는 등 저마다 결과를 예상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장 총장은 당초 "결과는 2 플러스 2 플러스 알파로 본다. 알파는 충북이다. 괴산쪽이 경대수 후보가 강한 지역인데 투표율이 50%가 넘었다. 다른 군은 이보다 10% 가량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충북 4군에서 민주당 정범구 후보에게 두 배 가까운 차이로 뒤쳐진 경대수 호부 득표율을 지켜보는 당직자들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한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서 그나마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석이라도 건지게 되면 금방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며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미지에 꽤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당 출입 사진 기자들은 "정 대표가 손을 머리에 올리려다가 움찔하는 것을 몇번이나 봤다. 곤혹스러운 표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TV 중계방송을 통해 뉴스를 시청하던 당 지도부는 뉴스 중간에 해설자가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지도부 교체론이 대두될 것"이라는 멘트가 나가자 씁쓸한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민주, 화색 만연 속 '송인배 이겨라'
예상을 뒤어넘는 중간 성적표에 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의 얼굴에 화색이 만면하다.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8시 전부터 종합상황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 당사에 모인 이강래 원내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노영민 대변인 등 당지도부 10여명과 관계자들은 긴장된 표정이었다.
하지만 안산 상록을의 김영환 후보에 이어 수원 장안의 이찬열 후보도 낙승하고 충북 4군의 정범구 후보도 당선이 확실시 됨에 따라 지도부와 당직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현재 민주당 당직자들은 양산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를 2~3% 안팎에서 맹추격하고 있는 송인배 후보를 응원하며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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