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카지노산업이 정부의 과잉, 졸속 규제와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끝없이 추락하는 사이 동남아 카지노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등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카지노 왕국’에 등극한 마카오의 2017년 카지노 매출은 331억 3000만 달러(36조 4430억 원)에 달하면서 전년도에 비해 19%나 급증했다.
특히 지난 2004년 5월 마카오 ‘샌즈 차이나’를 시작으로 2007년 마카오 베네치안 카지노리조트, 2010년 싱가포르에 마리나베이 샌즈 등을 개장하며 아시아 최고 카지노리조트로 등극한 샌즈그룹은 지난 1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으로 올렸다.
홍콩증시의 자료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샌즈 코퍼레이션은 아시아 지역 1분기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21억 6000만 달러(2조 3700억 원)에 달했다.
샌즈에 이어 마카오 갤럭시와 아시아 ‘도박왕’으로 유명한 SJM 홀딩스, MGM, 윈 그룹 등의 1분기 실적도 지난해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산업의 축이 아시아 지역으로 넘어오면서 마카오에,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이어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의 카지노 산업은 매년 10% 안팎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겐팅그룹은 필리핀 마닐라의 카지노리조트 사업 확장에 필요한 사업비 조달을 위해 7억 6000만 달러의 투자펀드 공모에 나섰다.
해발 1800미터 말레시이아 겐팅 하이랜드에 1조 5000억 원을 들여 미국 20세기폭스사와 공동으로 조성중인 신개념 가족형 놀이공원 ‘월드 말레이시아 테마파크’가 착공 5년 만에 올 하반기 오픈한다.
또 베트남은 남부 푸꾸억 섬에 베트남 최고 재벌로 알려진 ‘선월드’ 그룹에서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육지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비롯한 복합카지노리조트를 2020년 1단계 개장하게 된다.
중소규모 카지노 23개가 난립한 캄보디아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올해부터 고급화, 대형화를 추진키로 했고, 인근 라오스도 밀려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복합카지노리조트사업을 시작했다.
또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미얀마도 외국인전용 카지노 유치법안을 통과시키고 올해 안에 글로벌 카지노 기업의 투자를 손짓하고 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핵폐기와 경제협력 및 경제개방이 기대되고 있는 북한도 휴양지 원산에 세계적인 카지노리조트를 유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지노산업이 북한의 개혁개방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연간 150만이 넘는 한국인이 방문하는 필리핀은 조만간 세계 최초로 카지노에서 비트코인 사용을 허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에서 비트코인으로 칩을 구매하는 일은 카지노산업에 일대 혁명 같은 변화를 알리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눈길을 돌려 대한민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카지노산업은 ‘풍전등화’ 형상에 다름 아니다.
먼저 제주도의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8개 카지노 업체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정치권과 사회단체들의 카지노 업계 옭죄기는 상식과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에서 오는 6.13 지방선거에 도지사로 출마하는 후보들은 카지노 확장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물론 기존의 규제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서 업계 관계자들을 아연케 했다.
심지어 어떤 후보는 “근본적으로 사행산업인 카지노의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영업준칙을 어길시 사업권 회수, 10%의 담세율을 매출액의 25~30%로 높이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카지노보다는 도민의 생활과 안전이 우선”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이처럼 제주지역 일부 정치권과 사회단체에서 카지노가 고용과 경제부양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부도덕한 업종으로 폄하하고 흠집 내는데 혈안인 상황이다.
카지노의 본고장 미국 뉴저지주 아틀랜틱시티에서 오는 6월 개장하는 하드락 카지노는 최근 직원 3000명을 채용했다. 옛 트럼프 타즈마할에 들어선 이 카지노는 이달 안으로 500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지역사회단체와 도의회의 제동으로 지난 2월 ‘지각’ 개장한 제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 리조트는 1950명을 고용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카지노산업의 진흥보다 규제와 감독을 우선하고 도의회와 사회단체에서도 카지노 축소와 규제강화를 촉구하면서 세계적인 가족형 종합리조트 추세에 역행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우 지난 10여 년간 합법만 규제하면서 불법을 팽창시킨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전과 180도 방향을 바꿔 불법위주로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사감위 출범 이후 지난 10년간 합법사행산업의 매출은 1.5배 증가에 그쳤지만 불법은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은 사감위의 위상과 존재가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감위가 출범하던 2007년 합법사행산업 매출은 14조 5255억 원에 불과했지만 불법사행산업은 53조 원에 달했다.
사감위 출범 10년을 맞은 2017년 합법 사행산업 매출은 22조 원에 불과했으나 불법은 합법 매출의 10배 가까운 200조 원 규모로 급증하면서 사감위의 규제가 불법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의 경우 사감위의 매출총량제 강요에 의한 게임테이블 축소와 영업시간 단축, 과도한 출입일수와 베팅규제, 까다로운 출입 및 게임 규제 등으로 고객들의 불만과 비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준희 한국형사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범죄학적으로 볼 때 사행산업과 마약 성매매는 피해자 없는 범죄”라며 “합법사행산업의 경우 규제를 강화할수록 온라인과 원정도박 등 불법으로 곧장 흩어져 버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합법시장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기에 모순이 많은 총량제는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라며 “사감위의 총량제 규제는 성매매특별법의 실패사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대한민국 사행산업은 사감위 때문에 희망이 사라진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로 사감위 폐쇄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사감위 때문에 범법자가 증가하고 카지노산업의 경우 변방으로 추락하는 심각한 현실을 인식하고 역할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불법사행산업을 육성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역할을 하는 사감위는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타짜일보 조호연 대표는 “사감위원들은 도박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없는 문외한들”이라며 “사감위 공무원들도 각 부처에서 파견되어 단기간 근무하기 때문에 사행산업 발전역할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매출과 경영이 투명한 합법사행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만든 사감위는 존재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매출총량제는 한 마디로 합법사행산업을 짓밟아 결국에는 국민들을 불법으로 내모는 결과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사감위는 해체가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카지노 정책 당국에 대한 개선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높다.
카지노 정책을 담당하는 문체부의 융합관광산업과 카지노정책팀은 4명에 불과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카지노감독과는 무려 16명에 달해 대조적이다.
GKL 임원출신의 한 인사는 “문체부 카지노 부서 공무원들은 카지노산업을 알지 못하는 문외한들”이라며 “반면 제주도 카지노 담당 16명의 공무원들은 업체에 너무 많은 요구와 간섭을 하기 때문에 업계가 숨통이 막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감위원들과 문체부 카지노산업 부서 공무원들은 마카오와 필리핀의 카지노시장을 벤치마킹을 거쳐애 카지노산업에 눈을 떠야할 것”이라며 “카지노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공무원들과 사감위원들의 마인드 변화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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