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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김종배의 it] 조중동의 '채근' 벗어나려면?

안철수 원장은 나오지 않는다. '혁신과 통합'에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나서 야권통합 대열 합류를 요청했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당분간은….

긴 말 필요없다. '한겨레'가 오늘 보도했다. 안철수 원장이 내년 1학기에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강의하기로 했고, 대학원 학과개편 작업에도 나섰다고 했다. 이 보도 하나만 갖고도 얼마든지 내다볼 수 있다. 안철수 원장은 최소한 내년 총선 때까지는 정치판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멀쩡히 과목 개설해놓고도 선거 출마를 이유로 장기 휴강하는 '폴리페서'의 그릇된 행태를 답습할 요량이 아니라면 그는 정치판에 두 발 다 담그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나설 뜻이 확고하다는 전제를 설정해 놓고 보면 그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뉴시스

야권통합 대열에 합류하면 그의 정치적 외연이 축소된다. 그 또한 기존 야권의 이미지에 갇히면서 최대 무기인 중도·무당파층의 지지세를 잃어버린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매를 너무 일찍 맞는다. 후보 검증이란 명분을 앞세운 각종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피다만 꽃'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총선 때까지 '눈치코치' 살피다가 실기하면 어떡하냐는 지적이 나올 법하지만 그건 기우다. 정몽준 모델이 있다. 그가 2002년 대선판에 뛰어든 시점은 8월, 공식 출마선언을 한 시점은 9월이었다. 그러고도 그는 한 때 바람을 일으켰다. 이 정몽준 모델을 참고하면 총선 이후라고 해서 늦은 시작이 아니다. 오히려 한 때 거세게 불다가 잦아든 정몽준 바람의 '풍속 변화 추이'를 고려하면 총선 이후의 '풍속' 관리를 신경 쓸 일이다.

여기까지는 안철수 원장 개인의 입장에서 살핀 전략이다. 대선 출마를 전제로 해서 공학적으로 살핀 그의 최선책이다.

문제는 안철수 원장이 실제로 이런 행보를 보일 경우 쏟아질 비판이다. 당장 '동아일보'가 나섰다. '사설'을 통해 지금 당장 나오라고 했다. "국민이 자질과 능력, 리더십, 안보관, 사상 및 도덕성 등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딱히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런 요구에 하루라도 빨리 흔들어 최대한 빨리 안철수 바람을 빼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스며있다 해도 대놓고 반박하기는 어렵다. 국민의 알권리라는, 거역할 수 없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박근혜 의원이 그동안 '묵언 정치'와 '간보기 정치'에다가 신비주의로 일관할 때 수많은 사람이 비판한 바 있다. 대권을 넘보는 사람의 행태치고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유력 대선주자라면 그에 걸맞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딜레마 상황이다. 안철수 원장은 전략과 의무의 이율배반 상황에 휩싸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방법은 있다.

핵심은 국민과의 접촉지점에서의 행보다. 국민에게 그의 정책비전과 철학을 내보여야 하는 의무다. 이 의무는 서울대 원장직을 유지하면서도, 다시 말해 정치판에 두 발 다 담그지 않고도 얼마든지 다 할 수 있다. 강연을 통해서든, 저술을 통해서든 자신의 정책비전과 철학은 얼마든지 표명할 수 있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선문답 같은 한 마디, 그리고 '기업 생태계 복원'이란 당위론에 살을 붙여 국민이 좀 더 명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필요한 일이다. 설령 그가 대선에 뜻이 없다고 해도 그건 꼭 필요한 일이다. 청춘콘서트에 나가 젊은이들의 멘토를 자임한 그라면, 정치리더는 몰라도 사회리더로서의 역할까지 박찰 생각이 아니라면, 아니 좀 더 좁혀서 지식인을 자임한다면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구체화해서 표명하는 게 맞다. 자신의 문제의식을 사회발전의 밑거름으로 삼도록 하는 게 도리다.

정치영역에서의 행보, 즉 야권통합 대열에 합류할 것인지, 아니면 제3 신당을 만들 것인지 여부는 부차적이다. 그건 온전히 그의 선택에 맡길 일이고, 그가 전략적으로 판단한다고 해서 그릇된 일도 아니다. 더구나 그는 반한나라당 입장뿐만 아니라 비민주당 입장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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