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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등돌린 한국노총, 손학규 '러브콜'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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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등돌린 한국노총, 손학규 '러브콜' 받아들일까?

손학규 '통합 동참' 제의, "통합정당에 참여한다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7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야권대통합 논의에 들어와 달라는 공식 제안을 내놓은 것. 당 안에서는 '통합전당대회 반대'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당 밖에서는 '혁신과 통합'과 기싸움을 벌이느라 벅찬 손 대표가 자신의 '구원투수'로 이용득 위원장을 지목한 것이다.

비록 한국노총이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맺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이용득 위원장이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까지 했었지만, 2011년 현재 손 대표가 끌어 올 수 있는 외부 세력 가운데 가장 한국노총이 매력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 위원장은 "제안에 감사 드리지만 신중하고 무겁게 논의해 결론을 도출하겠다"며 일단 거리 두기에 나섰다.

손학규 "수권정당 되려면 노동세력 필요"

손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이용득 위원장을 만나 "민주세력과 노동세력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이 민주진보세력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우리가 수권정당이 되려면 노동세력이 필요하고 노동조합은 정치의 당당한 주주로 참여할 때 노동운동이 지향하는 정치적 뜻을 전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대표는 구체적인 '당근'도 내놓았다. "통합정당이 되면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 등 현안에 대해서도 반드시 당론으로 정해 철회하고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평소에 존경하고 오래전부터 맺어 왔던 이용득 위원장과 한국노총이 새로운 민주진보정당의 대주주 역학을 해 달라"고 '읍소'했다.

이용득 "노동의 정치세력화 필요하지만 조합원들과 논의해야"

이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은 "(노동도) 세력으로 규합되어 (정치권에) 참여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화답하면서도 "개인의 정치적 성향으로 결정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 출신이 일부 국회의원으로 나가 있긴 하지만 전혀 세력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4명, 5명이 나가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며 "세력화해서 지분 참여를 하라고 요청했을 때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노동계가 실질적인 주축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민원인이나 직능단체 수준의 취급을 받고 노동계 스스로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정치세력화를 하지 못 해서라고 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 손 대표를 도와드리고 그 부분에 대해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고 싶지만 조직적 방침과 100만 조합원의 총의가 담긴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 위원장의 답변에 손 대표는 거듭 고개를 숙였다. 손 대표는 "한국노총이 민주진보통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통해 새롭게 구성할 정부와 국회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노동과 관련한 국가정책을 한국노총이 주도적으로 입안하고 실천해 나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혁신과 통합이 무슨 새로운 세력이냐" '원샷 전대' 반대 목소리 확산

손 대표가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해 보인다. 현재 손 대표가 직면하고 있는 통합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된 '혁신과 통합' 이외의 새로운 세력의 참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이사장 등 혁신과 통합 관계자는 "주도권 다툼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당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손 대표는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손 대표와 지도부가 내놓은 '원샷 통합전당대회' 안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가장 크게 지적하는 것은 "'혁신과 통합'이 무슨 새로운 통합대상이냐"는 것이다. "과거 열린우리당에서 함께 했던 '친노' 인사들이 대부분인데 그들과의 통합을 위해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냐"는 얘기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혁신과 통합'은 법적으로 합당이 아닌 입당, 복당, 영입의 대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직접적으로 일부 지역 위원장들은 독자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복잡한 것은 내부 만이 아니다. '혁신과 통합'에서도 "원샷 전당대회는 결국 기존 세력도 크고 인지도도 가진 민주당 인사들이 혁신과 통합을 흡수하려는 의도"라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손 대표가 야심차게 민주당의 통합안을 내놓고 12월 18일 전까지 통합전당대회를 치르자고 제안했지만 안팎의 암초에 부딪혀 자칫하면 시작도 전에 좌초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셈이다.

손학규-한국노총 각별한 인연과 정서적 교감, 한국노총의 선택은?

이는 손 대표가 기존 정치권 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다. 문제는 데려 올 인물이 없다는 데 있다. 이용섭 대변인은 "한국노총 외에도 박원순 시장 등을 만나 통합기구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이미 통합의 또 다른 중심축인 '혁신과 통합'의 구성원이다.

그 외에 손 대표가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전직 지도부나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은 손 대표보다는 진보정당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설사 이들 가운데 일부가 손 대표의 손을 맞잡는다 하더라도, 이는 개인의 자격일 뿐 세력의 참여가 되기는 난망하다.

진보정당들은 이미 진작에 손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결국 손학규 대표 입장에서 러브콜에 응할 가능성이 있으면서 또 가장 매력적인 외부 세력은 현재 한국노총 뿐인 셈이다. 손 대표와 한국노총의 인연은 각별하다. 손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한국노총 경기지방본부는 손 당시 지사와 함께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해외를 뛰어 다니기도 했었다. 민주노총보다 오른쪽에 있는 한국노총이 정서적으로나 정치적 성향으로나 크게 거부감이 없는 상대인 것이다.

한국노총도 이명박 정부와 정책연대를 맺었다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법 재개정 문제로 파국을 맞아 '외로운' 상태기도 하다. 한국노총은 "중앙정치위원회 등을 통해 깊이 있게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손 대표의 손을 잡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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