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위원장과 왕 외교부장의 접견 소식을 전하며 "접견에서는 북중 두 나라 사이의 단결과 전통적 친선·협조관계를 전면적으로 계승하고 심화발전시킬 데 대해서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의 발전 방향과 전망을 비롯한 상호 관심사가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담화는 시종 동지적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이 "(왕 부장과) 담화를 나누면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북중(양국)의 견해를 재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한 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의 방북은 지난 2일 다소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왕 부장은 도착 직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리 외상이 북한 정부 명의로 베푼 만찬 연회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을 면담한 것은 그 다음날인 3일 오후다.
<노동신문>은 리 외상과 왕 부장 간의 2일 회담에서도 북중관계 강화 문제와 함께 '한반도 정세 등 상호 관심사'가 논의됐다면서 회담 분위기에 대해 "깊이있게 토의했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친선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묘사했다. 의례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자주 쓰는 '형제적', '동지적', '화기애애' 등의 말은 빠졌다.
부총리급 고위 인사의 방북은 10년여만의 일이다. 물론 중국이 지난 3월말 중앙외사공작위원회(외사공작위)를 출범시키는 등 외교안보 관련 조직을 개편하면서 양제츠(楊潔篪) 현 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이 맡았던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위상에 미묘한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분명 지난해 11월 등 앞서 수 차례 북한을 방문한 쏭타오(宋濤) 대외연락부장보다는 상위 직급이다.
중국 외교부는 SNS를 통해 왕 부장의 방북 소식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중국에 따르면, 왕 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전한 메시지는 크게 2가지다.
첫째, 현재까지 남북미 간에 이뤄진 진전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것이다. 왕 부장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적시적 판단과 과감한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과 획기적인 '판문점 선언'에 대해 지지와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말하고 "중국은 한반도 종전과,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왕 부장을 통해 북한이 경제로 '전략적 중심'을 전환한 데 대해 지지 의사를 전하고, 비핵화를 통한 안보 우려 해소 추진에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결연한 입장"이라며 "그동안 한반도 정세에 나타난 긍정적 변화는 의의가 있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둘째, 북중관계에 대한 메시지다. 왕 부장은 "중국은 이 모든 것(비핵화·평화체제 등)에 대해 북한과 소통을 유지하고 협조를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북중 우호관계는 선대의 귀중한 유산"이라며 "북중 우호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북한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고 화답하고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 모든 공헌을 높이 평가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판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2일 사설을 통해 "중국의 참여 없이는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른바 '차이나 패싱'론에 대한 직설적 언급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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