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시 대변인으로 류경기 한강사업본부장을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 공약으로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 전면 재검토'를 내걸었던 박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책임졌던 사람을 중용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는 비판이다.
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오 전 시장이 서울시정을 난파시키는 데 일정 역할을 한 인물이 중용된 것은 오세훈식 시정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박 시장의 선거공약과 상반된 인사"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도 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인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총괄부서장을 대변인으로 앉힌다는 것은 이변"이라면서 "류경기 본부장은 올 상반기 감사원의 한강르네상스 감사결과에 대해 '서해빗길 사업의 경제성이 있다'고 반박했던 이"라고 비난했다.
환경단체들의 입장은 더 강경하다.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은 "류 본부장은 공개적으로 한강운하 전도사 역할을 해 왔던 인물"이라면서 "또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는 양화대교와 세빛둥둥섬 건설을 강행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정으로 서울시민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가져왔고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인 디자인서울 사업에서도 중책(총괄부본부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고 류 본부장의 이력에 대해 밝혔다.
이들은 이어 박 시장에게 "류경기 본부장이 반드시 대변인을 맡아야만 한다면, 그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고 시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류경기 본부장에 대한 인사는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얼마나 무겁게 생각하고 있는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증명하는 첫 번째 기준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류경기 본부장도 스스로 대변인 자리를 고사해야 한다"면서 "불과 몇 개월 만에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변인을 맡겠다면 출세와 영달만 추구하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류 본부장의 대변인 임명은 선거에서 드러난 서울시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면서 "박원순 시장은 류경기 본부장에 대한 임명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는 이날 발탁배경에 대해 "류 대변인은 기획담당관, 경영기획관, 한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기획분야와 현장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유연한 대처능력을 갖춰 대변인으로 적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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