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 하는 계절인가 보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명곡이 있어 더욱 그러한지 요즘 우리에겐 편지가 화두이다."
지난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박원순 시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건넨 편지 한통이 화제를 모아었다. '편지 정치'는 주고 받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이를 보는 많은 사람들의 '감성'에도 호소하는 행위다. 안 원장의 편지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행위'로 다가왔었다.
28일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이 안철수 원장의 편지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편지를 비교했다. 이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의원들에게 한미 FTA 비준안을 빠른 시일 내엣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아무 구름에나 비가 오지 않듯이 아무 편지에나 감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날 본회의에서 FTA 비준안 강행 처리를 예고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보낸 3쪽 분량의 편지에서 한미 FTA가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추진됐던 과제라는 점, 보완대책을 충실히 마련하겠다는 점, FTA가 우리 경제와 안보에 있어서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는 결코 여야가 대결해야 하는 의제가 아니다"며 "전 정부와 현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이뤄낸 국익 실현의 의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는 또 단순히 경제차원을 넘어 외교와 안보 차원에서도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저는 확신한다"며 "의원님의 결정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여는 결정임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다시 한번 의원님께 국가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애국심으로 한미 FTA 비준동의에 협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비준안 통과를 주문했다.
야 5당 "18대 국회에서 비준안 통과는 없다"
정부와 여당의 '강행 처리' 예고에 야 5당 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18대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는 없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이들은 "한미 FTA가 우리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서민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중소영세상인 보호정책을 비롯한 공공정책과 복지정책을 제약하는 등 나라의 주권을 심각히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며 "한미 FTA를 이번 국회에서 비준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야당이 요구해 온 투자자-국가 제소제도(ISD)의 폐기,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등 10개 분야에 대해 반드시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 5당은 이어 "이와 같은 재재협상 결과에 기초해 오는 19대 국회에서 협정 파기여부를 포함한 한미 FTA 비준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을 이번 국회에서 밀어붙이려는 것과 관련, 야5당은 오는 31일 공동 의총을 열어 서로의 힘을 하나로 모아 정부 여당의 강행 단독처리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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