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가톨릭계 라디오방송인 '코페(COPE)'가 최근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의 목소리를 모방한 프로그램을 내보낸 것과 관련, 스페인 정부가 22일 교황청에 공식 항의함으로써 양측간 외교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코페는 21일 한 코미디언으로 하여금 사파테로 총리의 목소리를 흉내내 볼리비아의 첫 인디오 대통령으로 주목받는 에보 모랄레스(46) 당선자에게 축하 전화를 걸게 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모랄레스 당선자는 통화 당시 사파테로 총리가 진짜 전화한 것으로 믿었으며,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사파테로 총리가 자신의 당선을 축하했고 빠른 시간 내에 스페인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까지 했다고 통화내용을 소개하는 등 완전히 속아넘어갔다는 것.
미겔 앙헬 모라티노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에 마누엘 몬테이로 스페인 주재 교황청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볼리비아 정부의 항의와 가짜 방송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스페인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모라티노스 장관은 또 스페인의 정치.경제적 이익을 훼손할 수 있는 이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이 다시 방영되지 않도록 노력해줄 것을 몬테이로 대사에게 촉구했다.
코페 라디오방송의 소유주인 스페인 주교회의는 이에 라디오 프로그램이 "수용할 수 없는 농담"을 했기 때문에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