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등과 통합 협상에 실패한 뒤 노회찬 심상정 전 대표, 조승수 대표 등이 탈당해 원외정당으로 전락한 진보신당이 이대로 소멸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홍 편집인은 이날 진보신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오르고 싶지 않은 무대'에 오르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 대표에 출마하는 이유와 마음가짐을 밝혔다.(당 대표 출마의 변 바로보기)
▲진보신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홍세화 편집인. ⓒ프레시안(최형락) |
그는 특히 진보정당 통합 과정에서 통합파, 독자파, 복지파 등으로 갈려 심각한 내분을 겪었던 것과 관련해 "그 모든 것 가운데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믿음을 잃은 것"이라며 "당 바깥의 대중은 진보신당의 의지와 능력을 의심하게 되었고 우리 당의 당원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하게 되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어 "하나의 질문만이 남았다. 지리멸렬을 지속하다 자멸의 시간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이 황량한 가시밭을 다시 일구어 '빵과 장미'를 가져오는 당의 새로운 시작을 피와 땀을 흘려 만들어낼 것인가? 만일 우리가 실낱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가장 먼저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또한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홍 편집인은 "우리는 왜 다른 이가 내던지고 간 이 막막한 짐을 계속 지려 하는 이유는 단 하나"라면서 "진보신당이 아니면 어떤 정당도 해결할 수 없는 근본 문제가 지금 우리 앞에 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였다.
그는 또 "제가 오늘 이 결심을 하고자 했을 때 저를 아는 이들은 하나같이 극구 만류하고 나섰다. 그분들이 제게 한 말 중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말이 '상처받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었다"며 "저는 상처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만신창이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 척박한 땅에 참된 진보정당의 뿌리를 내리는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얻은, 그것 아니었다면 쎄느강변에서 소멸했을 허명에 값하는 의미로서 이미 충분하다"며 "동지 여러분이 진보신당의 당원임을 자랑할 수 있는 날을 반드시 오게 하기 위해 오늘과 내일 받을 상처 때문에 뒷걸음질 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보신당은 오는 28일까지 당 대표와 부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내달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투표를 거쳐 25일 새 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4명을 뽑을 부대표로는 김선안 경기도당 위원장, 심재옥 전 서울시의원, 강상구 전 대변인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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