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장관으로는 중소기업청장 출신인 홍석우 코트라 사장이, 경호처장으로는 경찰청장 출신 어청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이 내정됐다.
당초 청와대는 보궐선거 직전인 24일 경 인사 발표를 검토했었다. 하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이날로 밀린 것.
▲ 경찰청장 시절의 어청수 경호처장 내정자ⓒ뉴시스 |
광화문의 시위대를 고립시키기 위해 대형 컨테이너를 용접해 장벽을 쌓아 유명세를 떨쳤던 것.
당시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을 '진압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경질하고 지휘권을 틀어쥐었던 어 이사장은 강력한 진압으로 성가를 높였다.
그는 불교계와 갈등 등 시민사회와는 충돌이 많았지만 여권으로 부터는 높은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1월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퇴진했다. 고려대-포항 출신인 김석기 오사카 총영사(당시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내정됐었던 것. 하지만 용산참사로 인해 김석기 총영사는 경찰청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고 조현오 현 청장이 자리를 채웠었다. 이후 그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됐었다.
이런 전례를 지닌 어 이사장이 '내곡동 파동'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김인종 경호처장 후임자가 된 것. 경호처장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개인 참모이기 때문에 어 청장의 임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해 이 대통령이 "젊은 세대들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하자마자 어 이사장을 경호처장에 내정한 것에 대해선 "영 어색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다만 청와대 내에선 이 대통령 내외의 막강한 신임을 바탕으로 본연의 경호업무 뿐 아니라 군 인사와 다른 사안들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던 김인종 처장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경남 출신인 어 이사장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직 청와대 치안비서관, 경남, 부산, 경기, 서울지방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경찰청장 출신의 경호책임자 임명은 노무현 정부 시절 김세옥 전 경호실장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이날 지경부 장관 후보자가 된 홍석우 코트라 사장은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의 주요 과장, 중소기업청장,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 등을 지냈다. 관가 안팎에선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고속 승진? 회전문 인사?
어 이사장과 홍 사장의 경호처장, 지경부 장관 내정에는 또다른 뒷말이 따르고 있다. 초고속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바로 그것이다. 야인으로 있던 어 이사장이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자리에 취임한 것이 바로 지난 8월 30일이다.
만 두달도 안 되서 자리를 옮기게 된 것. 어 이사장이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갈때도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찮았었지만 그는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었다.
그리고 홍 사장 역시 지난 6월 22일 코트라 사장에 임명됐었다. 6개월 만에 영전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가를 위해 중요한 자리에 맡는 인사를 한 차원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어 이사장과 홍 사장 자리에는 또 다른 어떤 '낙하산'이 투하될 지 두고볼 일이다. 청와대가 "민삼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날 벌어지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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