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오전 회담이 끝난 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판문점으로)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며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님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다"며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북한에게 아픈 대목인 탈북자 문제를 비롯해 연평도 포격 등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여과 없이 발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본인과 북한의 잘못 및 치부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그가 남북 정상회담에서만큼은 이른바 '통 큰' 행보를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그는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농담조의 말을 건넨 뒤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말해 지난 3월 대북특사단에게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각본에 없던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한 뒤 예정에는 없었지만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잠시 넘어가 김 위원장과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이에 대해 윤 수석은 "(남북 정상의 첫)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면서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나‘라고 대화를 했다"며 "이에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넘어온 뒤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넘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의장대 사열 이후 수행원들과 악수하는 장면에서도 돌발 상황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이 남한의 수행원들과 먼저 악수를 나눈 뒤 이어 문 대통령이 북한의 수행원들과 악수했다. 인사가 끝난 이후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나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예정에 없던 포토타임이 이뤄졌다. 각본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양측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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