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대변인은 앞서 지난 21일 박 후보와 안 원장이 단둘이 서울 강남에 있는 지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송 대변인은 "선거 흐름이 걱정이 되고 지나친 인신공격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안철수 원장이 위로를 했다"고 회동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두 분이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사이라서 두 사람만 만났고, 만남은 30분 정도 진행됐고, 단순히 격려차 만난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 원장이 24일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두 사람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 모습. ⓒ프레시안(김하영) |
이날 회동을 통해 박 후보가 직접 안 원장에게 지원을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여 안 원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힐 것이란 얘기다. 안 원장은 여러 차례 박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에 대해 "박 후보가 직접 요청하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한 적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때론 역전하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또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 뿐 아니라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관망하던 안철수 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지지를 표명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원장은 거리 유세에 나서는 등 일반적인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인이었던 '안철수 변수'가 전면으로 등장하게 됨에 따라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안 원장의 재등장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제3 세력'의 등장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세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다. 안 원장이 다시 나서기로 결심한 것은 내년 대선 출마 등 정치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안철수 대 박근혜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나경원 후보 측은 안 원장이 등장 소식에 예상대로 박 후보를 맹비난하면서 이번 선거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 교수의 박 후보 지원 결정은 결국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박 후보 측에서 끈질기게 안 교수에게 애걸해 얻은 결과로 보인다"며 "안 교수의 지원은 이미 박 후보의 지지율에 충분히 반영이 됐고, 선거를 이틀 남겨놓은 시점에서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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