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7일 논란을 빚고 있는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했지만, 논현동 현 사저로 돌아갈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홍준표 대표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와 5부 요인 초청 오찬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대통령이 논현동 현 사저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홍 대표가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논현동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내곡동 사저 부지는 국고에 귀속시키고 (활용방안을 포함한) 후속 절차는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 "이 대통령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겠지만 당으로서는 내곡동 사저 파동의 주책임자인 김인종 경호처장의 경질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논현동으로 돌아간다"는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오찬 때 그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미 사의를 표명했고 홍 대표가 경질을 주장하고 있는 김인종 경호처장 거취에 대해서도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만 말했다.
공식 오찬 이후 이 대통령과 홍 대표,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 등이 남아 잠깐 차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가 '논현동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를 했다는 것.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논현동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이미 지시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청와대의 브리핑은 극히 단순했다. 최금락 홍보수석은 서면을 통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간략히 소개하는데 그쳤다.
손 대표가 재재협상을 주장하면서 한미FTA 강행 처리 반대를 천명하고 홍 대표가 이에 '상당 부분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합의된 것이고 자동차 조항은 관련 업계에서 문제 없다고 한다'며 반박했고 이 대통령이 "여야가 국가를 위해 할 것은 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당부했다는 것.
지난 11일 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떠나기 직전 청와대는 "내 앞으로 내곡동 땅 명의를 돌려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했었다. 이번 방미는 '내곡동'으로 시작해 '내곡동'으로 끝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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